지난 7월 초 SKT는 엔트리브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엔씨를 선정하고 양해각서(MOU)를 맺었지만, 두 달이 지나도록 두 회사는 매각 협상 중이다.
엔씨의 엔티리브 인수 협상에 정통한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2일 “SKT가 엔씨와 MOU 때 보다 엔트리브 매각 가격을 더 높였다”며 “엔트리브와 '프로야구매니저'를 공동 개발한 세가는 두 회사의 협상이 끝나기만을 기다리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MOU 이후 매각 가격을 올리는 것은 M&A 시장에서 흔한 일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MOU 이후 입찰 경쟁사를 끌어들이는 방식으로, 가격을 조금이라도 더 올리는 것은 기업으로서 당연한 협상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SKT가 무리한 욕심을 부리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엔씨는 엔트리브 인수가격으로 1100억~1200억원을 SKT에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게임업계 관계자는 “약 3년 전부터 게임사들간의 M&A가 활발해지면서 게임 인수 가격에 거품이 많이 생겼다”면서 “엔씨가 SKT에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 엔트리브 인수 가격도 회사 가치에 비해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엔씨와 엔트리브 인수 경쟁을 벌였던
NHN(035420) 한게임은 약 800억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업계에서는 엔씨가 온라인RPG에 집중된 게임 라인업을 다양화하고, 프로야구팀 ‘NC다이노스’ 창단과 함께 프로야구 관련 시너지를 위해 엔트리브 인수를 강하게 추진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협상이 현재는 난항을 겪고 있지만, 결국 SKT가 엔씨가 제시한 가격에 엔트리브를 매각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매각 2순위인 한게임과 인수 가격 차이가 커, 엔씨가 인수를 포기할 경우 SKT가 잃는 것이 더 많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게임 이용자들을 위해서도 매각이 빨리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게임사 관계자는 “게임사업에 흥미를 잃어버린 SKT보다 엔씨 같은 전문 게임사가 엔트리브를 가져가야 이용자들에게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엔씨와 SKT는 매각 가격 논란에 대해 “공식적으로 대답할 수 없다”고 밝혔다.
엔씨 측은 “엔트리브의 개발력 등을 보고 인수를 결정했을 뿐, ‘프로야구매니저’만을 보고 엔트리브 인수를 결정한 것이 아니다”라고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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