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업무는 4일부터 시작되며, SK플래닛은 이날 이사회를 열어 서진우 대표이사를 선임할 계획이다. SK플래닛은 서울 을지로에 위치한 SK텔레콤 본사 건물 4개층을 사용하며, 인력 규모는 700여명 수준이다.
SK플래닛은 별도의 현판식 등의 행사 없이 조촐하게 출범을 알리고, 내달 11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공식적으로 외부에 향후 사업계획 등을 발표할 예정이다.
◇ 자유·창조적 기업문화 표방
분할되는 SK플래닛은 자산 1조5000억원, 현금 5000억원, 자본금 300억원 규모다.
SK플래닛은 T스토어와 T맵을 비롯한 디지털 콘텐츠, 커머스 분야인 11번가, N스크린 서비스인 호핀(Hoppin)과 같은 뉴미디어, 지난달 런칭한 유통회사인 이매진(Imagine) 등 플랫폼 사업을 수행하게 된다.
플랫폼 사업이 네트워크로부터 분리돼 정부 규제를 피할 수 있는 데다 내부 콘텐츠간, 자회사와의 시너지를 높여나갈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SK플래닛은 플랫폼 사업에 맞게 신속한 의사결정 문화를 통해 발빠른 시장 대응으로 혁신적 서비스를 선점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또 자유롭고 창조적인 조직 문화를 만들어 단기적인 수익성보다는 중장기적인 성장성을 추구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 "SKT 굴레 벗어야"..유통·헬스케어 등 성장동력 구축
SK플래닛으로 분할되는 사업의 지난해 기준 실적은 매출액 8307억원, 영업이익 133억원이다.
SK플래닛은 오는 2015년까지 매출액 3조5000억원, 기업가치 5조원으로 회사를 성장시킨다는 목표다.
하지만 기존까지 매출의 근원이 SK텔레콤이라는 한계에 있었던 만큼 이를 극복해야하는 과제가 있다.
SK플래닛은 아직까지 구체적인 비즈니스 계획을 밝힌 바 없다. 하지만 지난달 새로 오픈한 유통매장인 '이매진'을 통해 하드웨어 장비 판매 등 유통으로 눈을 돌린 가운데, '헬스케어 사업본부'를 신설해 헬스케어 사업에서도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다는 계획이다.
또 T스토어 등의 기존 킬러 콘텐츠를 통해 해외시장 확대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중국 시장 진출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이렇다할 가시적인 성과를 끌어내지 못했지만, 향후 추가적인 해외 사업자와의 제휴를 통해 글로벌 애플리케이션 유통채널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목표다.
11번가로 대표되는 커머스 역시 제휴확대와 인프라 개방으로 아시아 지역 중심의 글로벌 사업을 추진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 공정거래법 위반 이슈는 '장기 과제'
SK텔레콤은 회사를 기존 통신사업(MNO)과 신규사업(플랫폼)으로 분할해 자회사들도 연관성 여부에 따라 연결고리를 새롭게 만들었다.
이로써 SK→SK텔레콤→SK플래닛→5개 자회사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갖게 된다.
현행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향후 최대 4년 이내에 SK플래닛이 이들 5개 자회사를 합병하거나 다른 형태의 구도 개편이 수반돼야 한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의 손자회사는 증손자회사들의 지분을 100% 보유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공정거래법 개정안의 통과 여부에 따라 굳이 합병을 단행할 필요가 없어질 수도 있지만, 관련 개정안이 통과되거나 사업구도가 정리될 때까지는 SK컴즈, 로엔 등과 SK플래닛의 합병 가능성은 지속적으로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사업적 시너지 측면은 물론, 현실적인 목표치 달성을 감안한다면 SK플래닛과 다른 자회사들 간의 합병 가능성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향후 SK브로드밴드의 IPTV 등 미디어부문이 SK플래닛으로 통합될 가능성, SK플래닛과 SK컴즈, 로엔 등 자회사의 합병, 외부 콘텐츠 업체와의 인수합병(M&A)도 주목해볼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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