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물자원공사 말바꾸기로 '먹칠'된 MB 자원외교
2011-11-02 17:47:03 2011-11-03 17:12:36
[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자원개발을 담당하는 공기업인 한국광물자원공사가 지난 7월 이명박 대통령의 아프리카 순방 당시 추진했던 현지 개발사업의 경제성 판단을 약 반년만에 뒤집은 것으로 알려졌다.
 
광물자원공사가 초기에는 '경제성 있음' 분석을 냈다가 1년도 지나지 않아 사업성이 불투명하다는 상반된 내부 보고를 정부에 올렸다.
 
이 때문에 해당 개발사업에 참여키로 한 업체들이 혼란스러워할 뿐만 아니라, 최악의 경우 사업을 포기해야 할 수도 있어 이들 업체의 피해가 우려된다. (관련기사 (단독)MB 아프리카 순방도 '경제성 없다' 내부평가 있었다)
 
24일 지식경제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0년 11월 광물자원공사는 영국 컨설팅 회사인 '베어 돌베어'와 공동으로 '무소쉬(동)광산 프로젝트 기술실사 보고서'를 작성해 이 사업에 참여할 업체들에게 보고서를 제공했다.
 
당시 광물자원공사와 베어 돌베어는 보고서에서 "무소쉬 광산개발의 예비 경제성 검토 결과, 광산의 순현재가치(NPV)는 약 1억5300만달러, 내부수익율(IRR)은 24%"로 진단했다.
 
보고서는 "무소쉬 광산 재개발의 잠재성이 일정 부분 확인됐다"며 "이번에 조사하지 못한 가채광량과 개발투자비, 생산원가 등에 대한 정밀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프로젝트 추진업체인 A사와 대기업 계열의 B사는 올해 말 완료를 목표로 무소쉬 동광산에 대한 시추를 진행하고 있었다.
 
그러다 7개월 후 이들 업체들이 날벼락을 맞았다. 광물자원공사가 지식경제부에 '콩고민주공화국 프로젝트의 사업성은 마이너스'라는 보고서를 만들어 제출한 것.
 
지난 6월14일 광물자원공사가 지경부에 보고한 내용을 보면, "A사가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정수장과 광산개발을 연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에 대해 예비타당성 조사를 한 결과 광산의 순현재가치(NPV)는 700만달러"라고 파악했다.
 
이는 콩고민주공화국에 보고한 1억5300만달러의 절반에도 못미친다.
 
광물자원공사는 또  "무소쉬 광산이 600m 이하 심부 채굴을 해야해 개발비가 증가하고 광산 개발을 위한 투자비와 소요 시간, 연봉 외에 지급되는 보너스까지 고려하면 사업성이 불투명하다"고 분석했다.
 
이 같이 콩고와 우리나라 정부가 각각 다르게 사업성을 평가한 것에 대해 광물자원공사 한 관계자는 "당시 그 시점에 판단하기에는 그랬다"라고 설명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광물자원공사가 콩고정부와 한국정부에 다른 문건을 제시한 것 같다"며 "광물자원공사에 대한 지경부의 내부 문건이 공식적인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A사 관계자는 "이달 말에 협상을 끝낸 후 조인트벤처를 설립해 12월에 광산개발을 시작하려고 한 상황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또, 공사를 진행하는 업체뿐 아니라 투자를 하는 곳에서도 이를 악재로 받아들이고서 참여를 주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영진에서 정부의 사업성 평가 번복에 대해 '심각한 문제'라고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업체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업 참여업체측은 "지난해 광물자원공사에서 제공받은 사업성 평가 보고서가 객관성을 갖고 있다고 믿는다"며 "일단 6월 내려진 광물자원공사의 부정적 사업성평가는 지식경제부가 내부에서 판단·작성한 보고서로 보이며 애초에 제시된 사업성평가 보고서에 따라 올해 내로 시추를 다시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광물자원공사가 2010년 6월 제작한 '무소쉬(동)광산 프로젝트 기술실사' 보고서로, A업체와 콩고민주공화국 등에 제공한 보고서.
 
 
올해 6월14일 무소쉬 광산의 경제성이 '마이너스'라는 광물자원공사의 의견을 바탕으로 지식경제부에서 작성한 보고서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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