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지훈기자] 각 업체마다 신제품을 출시하며 치열한 경쟁을 벌이던 '미러리스 카메라' 업계에 뜻하지 않은 악재들이 겹치고 있다.
소니는 이번 달 미러리스 최고급 기종 출시를 앞두고 있었으나 태국 지역의 대홍수로 현지 공장이 침수피해를 겪으며 출시가 무기한 연기됐다.
니콘 역시 태국 공장에 비슷한 피해를 입은 것과 함께 마케팅 전략의 문제점이 지적되고,
삼성전자(005930)도 인지도에서 일본계 카메라 빅3에 밀리며 미러리스 업체들마다 주름살이 깊어지고 있다.
◇ 소니, '태국 홍수'에 상승세 제동
소니는 얘기치 않은 천재지변으로 상승세에 먹구름이 몰려들었다.
소니는 당초 11월 중에 미러리스 카메라 중 최고급 기종인 NEX-7의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현재 태국 홍수로 생산라인 가동이 멈춰 출시를 연기했다.
소니는 먼저 출시한 NEX-5n의 인기에 탄력을 더해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릴 계획이었으나 차질이 불가피하다.
카메라 업계에 따르면 소니는 태국 생산공장이 완전히 물에 잠겨 공장과 생산시설 등 복구에만 몇 개월의 시간이 소요돼 NEX-7의 출시는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소니코리아측은 "피해상황은 본사에서 파악 중으로 NEX-7의 구체적인 출시 일정은 알 수 없다"고 밝혔다.
◇ 태국 홍수로 출시가 미뤄진 소니 NEX-7
◇ 니콘 "컬러렌즈? 야, 안돼~!"
니콘은 지난 9월 출시한 니콘 최초의 미러리스 'Nikon1'의 마케팅과 유통망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다.
니콘은 지난 10월 말부터
GS홈쇼핑(028150)을 통해 런칭 방송을 시작하고 Nikon1 J1와 함께 각각 표준 줌렌즈와 더블렌즈로 이뤄진 킷을 판매하고 있다.
니콘은 전통의 기술력과 함께 여성 유저에게 어필할 수 있는 디자인과 함께 바디와 렌즈 색상을 일치시킨 화이트, 블랙, 실버, 레드, 핑크 등 5가지 컬러 마케팅을 앞세우고 있다.
특히 핑크는 패키지 한정판 예약판매가 4시간만에 종료되는 등 인기몰이를 했다.
그러나 카메라 업계에서는 니콘의 컬러 마케팅이 '양날의 칼'이라고 지적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핑크 바디에 핑크 렌즈를 판매하는 식의 전략은 제품 재고 관리에 어려움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예전에도 한 업체가 이와 비슷한 전략을 구사한 적이 있는데 결국 홈쇼핑에서 각기 다른 종류의 바디와 렌즈를 묶어 파는 굴욕을 겪었다"며 "니콘이 재고관리에 신경써야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 소니와 마찬가지로 니콘 역시 태국에 공장을 두고있어 앞으로 생산에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 렌즈와 바디의 일체형 컬러가 특징인 니콘 Kikon1
◇ "카메라에선 '삼성' 브랜드가 쥐약"
업계에서는 가전, 스마트폰 등 어디에서나 통하는
삼성전자(005930)의 '브랜드 프리미엄'이 통하지 않는 분야가 카메라라고 말한다.
니콘, 캐논 등 기술력과 전통있는 브랜드가 오랜 세월 시장을 장악해온 반면, 삼성은 여러 분야를 취급한다는 이미지가 강해 카메라에선 오히려 마이너스가 된다는 것이다.
삼성은 지난 9월말 두번째 미러리스 카메라 NX-200을 선보이고 판매에 들어갔지만 소비자의 반응은 신통치 않다.
카메라 분야는 마니아층이 두터워 신제품이 나오는 즉시 인터넷에 올라오지만, 유저들이 많이 찾는 국내 한 유명 카메라 커뮤니티에는 NX-200에 관한 이 사이트 제작팀의 리뷰를 찾아볼 수 없다.
현재 NX-200에 관한 리뷰는 네이버카페에 개설된 삼성 공식 커뮤니티 NX클럽에서나 볼 수 있다.
◇ 삼성전자의 미러리스 카메라 NX-200
◇ 캐논, 미러리스 진입 두고 여전히 '뒷짐'
반면 카메라 업계의 최강자 중 하나지만 아직 미러리스 카메라를 출시하지 않은 캐논은 이들 업체의 상황을 관망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캐논의 미러리스 시장 진입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지만, 캐논은 여전히 팔장을 낀 채 시장을 분석 중이다.
캐논 관계자는 "캐논은 필름카메라 시절 RF시리즈를 출시하는 등 이미 미러리스 관련 기술과 특허를 보유하고 있어 기술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다만 시장 전망과 가능성은 더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신제품을 발표하는 내년 상반기쯤 그림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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