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나래기자]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예고됐던대로 이달초 대대적인 조직개편 과 함께 철도사업 구조조정에도 본격 돌입했다.
공단은 한국형 고속철도(KTX)의 잇따른 사고와 3년 연속 청렴도 최하위를 기록하는 등 사상최대 경영위기에 맞닥뜨리자 이를 정면 돌파하기 위해 대대적 조직개편을 단행하며 분위기를 쇄신했다.
아울러 철도안전사고, 철도수요자를 고려하지 않은 건설로 인한 이용자들의 불편을 초래하던 철도사업과 각종 시설 등의 분산시공에 따른 비효율과 낭비로 인한 부채급증 등의 고질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업 구조조정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 대규모 조직개편..28개 간부직위 폐지, 52개 무보직 재공모
17일 철도시설공단(이사장 김광재)에 따르면 공단은 이달초 사상최대의 경영위기를 정면 돌파하기 위해 부장 이상 간부의 11.3%인 28개 직위를 폐지하거나 통합 대본부, 대처체제로 바꾸는 대대적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공단은 기존 4본부, 2실, 3단, 1연구원, 5지역본부와 13개 태스크포스 조직을 4본부, 1실, 1연구원, 5지역본부로 조직을 단순화했다.
또 고위직 4개, 처장 5개, 부장 19개 등 부장이상 간부의 11.3%인, 28개 직위를 폐지하거나 유사부서와 통폐합해 효율적이고 신속한 의사결정이 이뤄지도록 했다.
특히 이번 공단의 조직개편은 철저히 기능 및 업무중심으로 추진됐다. 무엇보다도 시스템본부를 신설해 궤도, 전력, 신호, 차량 등 철도운영 핵심기술을 통합, 기술 연계와 호환성을 강화한 점이 눈에 띈다.
토목과 건축사업의 설계와 시공은 건설본부로 통합해 전적인 책임과 권한을 갖고 설계부터 준공까지 사업비관리, 공정관리, 건설관리를 할 수 있도록 했다.
기획혁신본부를 신설해 창의혁신 및 설계기준관리, 경영전략과 정보화전략을 강화하고 통합적인 재무구조 개선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느슨해진 안전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안전과 품질업무를 체계화하고 총무, 계약 등 지원기능과 함께 경영지원안전실로 통합했다.
뿐만 아니라 그동안 실적이 미흡했던 해외사업본부는 해외철도사업처로 축소하되 시설사업본부에 편입시켜 사업 추가 개발을 위한 필요 인원을 늘려주고, 자산 활용과 역세권 개발 등 수익을 창출하도록 했다.
철도공단은 이와 함께 모든 간부직위에 대해 희망자의 직무수행 계획서를 제출받아 가장 우수한 제안자를 임명하는 '전 간부직 공모제'를 시행하기로 했다.
공단 관계자는 "최근 철도투자의 대폭확대 등으로 발전 기회를 맞고 있지만 공단 내부적으로는 오히려 위기상황에 처해있다는 인식을 하고 있는 만큼 이번 조직개편이 내외적인 인식전환의 기회가 될 것"이라며 "그간 비능률, 비효율적과 무사안일을 벗어던지고 보다 빠르고 안전하고 편리한 철도건설을 지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 능률·효율적인 철도사업으로 전면 재편..위기넘어 미래로
공단이 경영위기 극복을 위해 조직개편과 함꼐 철도 건설사업의 구조조정에도 돌입하면서 효율적 사업재편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공단은 총사업비가 83조원에 달하는 철도 건설사업에 대해 이용자 편의가 고려된 효율적인 철도건설을 위해 모든 사업을 전면 재검토, 사업 규모와 우선순위 등을 조정하고 있다.
김광재 공단 이사장은 "철도 이용자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은 과잉설계와 예산낭비 등 비효율적 투자에도 아무런 문제의식이 없는 무사안일, 지난해까지 누적 부채가 17조원에 금년부터 채권 만기도래가 늘어 하루 23억원의 금융이자가 발생하는 등의 총체적인 경영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고육책"이라고 고백했다.
또 이달말까지 진행되는 전직원 워크숍을 통해 본부별 전략과제와 현안도 설정할 방침이다.
오는 2020년까지 철도연장 5000㎞, 노후 및 안전시설물 개량률 80% 실현을 위해 총 91조원을 투입하고, 철도자산 및 해외사업 수익 7000억원, 안전사고 '0'(零)' 등 5대 전략목표도 수립할 예정이다.
이같은 과정을 거쳐 총사업비 83조원에 달하는 철도건설사업은 교통수요와 이용자 편의를 감안한 적절한 규모와 노선으로 조정되고, 사업성에 따라 제2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 범위 내에서 우선순위도 새로 정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부실 현장에 대한 안전관리 강화는 물론 예산 낭비를 줄이는 재무관리와 신규 역세권 개발 및 복합환승터미널 개발, 잉여시설 임대사업 개발 등 부채 감소대책도 함께 추진한다.
공단 관계자는 "기본계획 수립부터 시공중인 건설사업까지 재검토할 것"이라며 "단시간 내 성과를 내기는 어렵지만 그동안 철도 이용객을 고려하지 않은 운영자 중심이었던 철도 건설방향을 이용자 입장으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수요를 감안하지 않은 과잉 설계와 시공을 제거해 나갈 것"이라며 "설계나 시공 중인 사업은 설계변경을 통해 거품을 없애고 철도 이용률을 높이기 위한 장기적인 철도사업을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단은 김광재 이사장이 취임 100일을 맞는 다음달 1일 공단이 경영위기 극복을 위한 '2020 글로벌 경영전략' 선포식을 갖고 새로운 공단으로 거듭남을 선포할 계획이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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