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승국기자] 론스타에 대해 외환은행 지분을 조건 없이 매각토록 한 금융위원회와 김석동 위원장이 각종 고발, 퇴임요구, 비판여론 등으로 만신창이가 되어가고 있다.
국회에서는 금융위 관련 예산 및 법안 통과 거부 움직임이 일고 있는데다, 김석동 위원장의 퇴임을 요구하고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외환은행 소액주주는 금융위의 처분명령 가처분 신청과 산업자본 심사 요구 헌법소원을 제기한 상태이며, 외환은행 노조는 정보공개 청구 행정소송을 냈다. 시민단체들은 김 위원장을 형사고발까지 했다.
게다가 금융위가 론스타의 이른바 ‘먹튀’를 도왔다는 비판도 고조되면서 금융위 위상은 급격히 추락하고 있다.
◇ 정치권, 금융위 관련 법안 제동..김 위원장 사퇴 촉구
24일 금융권과 정치권 등에 따르면 국회는 금융위가 론스타에 대한 산업자본(비금융주력자) 여부를 먼저 판단하라는 요청을 무시하고, 조건 없는 매각명령을 내리자 247건의 관련 법안 통과에 제동을 걸었다.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는 지난 21일 민주당 의원들이 불참해 산회했으며, 22일에도 향후 일정에 대해 의견을 모으지 못했다.
민주당은 금융위 관련 법안 심의 거부와 함께 7억원의 기본경비 삭감 등으로 금융위를 압박했다.
여야는 김 위원장에 대한 국정조사 혹은 청문회도 검토 중이어서 18대 국회 회기인 내년 4월까지 진전을 이루지 못할 경우 저축은행 구조조정 재원 마련을 위한 예금자보호법, 한국자산관리공사법 개정안, 자본시장법 개정안 등 247건의 금융위 관련 법안은 폐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정무위는 금융위 결정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신청과 함께 김 위원장에 대한 사퇴 촉구, 그리고 법적·행정적 책임도 물을 방침이어서 상당 기간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 금융위·김석동 위원장 상대 소송·고발 ‘봇물’
금융위와 김석동 위원장을 상대로 한 소송과 고발도 잇따르고 있다.
우선 외환은행 소액주주들은 이날 헌법재판소에 금융위 처분명령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했다.
문제의 처분명령에 따른 하나금융 자회사 편입승인의 금지를 구하는 취지도 함께 포함시켰다.
소액주주들은 조만간 처분명령의 취소를 요구하는 행정소송도 제기할 계획이다.
앞서 소액주주들은 지난 9월27일 론스타에 대한 금융당국의 산업자본 심사를 요구하는 헌법소원도 제기했고, 지난달 25일 헌재는 이를 심판에 회부키로 결정했다.
외환은행 노동조합은 금융위가 조건 없는 매각 명령을 내린 날 정보공개를 청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지난 21일 민변과 참여연대는 김 위원장 등 가담자들을 형사고발했다.
◇ “금융위가 ‘먹튀’ 도왔다” 비난 고조
금융위가 론스타에 매각방식은 규정하지 않고, 조건 없는 매각 명령을 내린 것은 국부유출, 즉 론스타의 ‘먹튀’를 도운 것이라는 비난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는 외환은행 노조,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 등이 요구해 온 초과 보유 주식을 장내 공개 매각하는 ‘징벌적 매각명령’과는 정면 배치되는 결정이기 때문이다.
외환은행 노조 등은 외환카드 주가조작으로 유죄판결을 받은 론스타에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얹어주는 방식의 매각 결정은 범죄자에게 특혜 승인을 주는 것일 뿐 아니라 국부 유출이라며 강력 반발해 왔다.
금융위가 론스타에 대한 비금융주력자에 대한 심사 없이 매각 결정을 내린 것도 상당한 논란이 일고 있다.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 손학규 민주당 대표,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 등 여야 거물급 인사들도 “매각 결정 이전에 론스타의 산업자본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중요한 선결조건”이라며 금융위를 압박했다.
만일 론스타가 비금융주력자로 판단될 경우 강제매각 명령 대상 지분은 10% 초과분(41.02%)이 아니라 4% 초과지분(47.02%)으로 늘어나고, 금융당국은 론스타에 대한 대주주 적격 심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책임론에 휩싸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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