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울좋은 '동반성장'..정운찬 물먹이는 MB?
정운찬 "청와대·정부부처 동반위에 딴지"
2011-12-21 14:51:54 2011-12-21 17:49:50
[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이명박 대통령이 '공생발전'을 국정이념으로 제시하면서 시작된 '동반성장'이 '빛 좋은 개살구'로 전락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1일 민간 대기업 계열 82개사와 공기업 계열 19개사 등 총 101곳이 동반성장협약 체결을 맺었다고 밝혔다. 연말까지 총 108개사가 동반성장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공정위는 또 "중소기업에 파급 효과가 큰 대기업이 협약에 참여해 의미가 있다"며 "동반성장이 일회성 행사가 아닌 지속적인 기업 문화로 정착시키려는 노력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같은 공정위의 설명과는 달리 '동반성장'은 온갖 난관에 부딪치고 있다.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의 잇딴 쓴소리
 
"옳은 소리 하다가 짤리면 할 수 없지요. 뭐 어떻게 하겠습니까"
 
최근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이 작정하고 이명박 대통령과 대기업에게 일침을 가하면서 한 말이다.
 
동반성장위를 둘러싸고는 정운찬 위원장의 사퇴설, 동반성장위의 좌초 위기설도 자꾸 고개를 들고 있다.
 
이 때문에 동반성장위와 공정거래협약을 추진해 온 공정위의 노력도 수포로 돌아가는거 아니냐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래서인지 동반성장위 1주년 기념사에서는 "잘못된 관행과 제도를 과감하게 혁파하겠다는 대통령과 정부의 희생적 각오와 결연한 의지가 있어야 한다"며 "'교체되지 않는 경제권력'을 비판하는 일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뼈저리게 느꼈다"라고도 말했다.
 
정 위원장은 21일 CBS와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경제권력 때문에도 힘들었지만, 사실 정부가 이 위원회를 만들어놓고 수수방관하거나 또 발목까지 잡는 일이 있어서 거기에서도 힘들었고"라며 정부를 겨냥해 비판의 말을 쏟아냈다.
 
급기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대통령은 의지가 강한데, 장관이라든지 여당에 있는 사람들이 대통령의 말씀을 안 따르는구나, 이렇게 생각을 했는데, 다시 생각해보니까 대통령하고 가까운 장관이라든지 여당 의원들이 저렇게 소극적으로 나온다던지 아니면 발목을 잡는다는 것은 대통령의 의지가 결연하지 않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닌가, 생각하게 됐어요"라며 "그래서 이제부터는 대통령을 향해서라도 좀더 결연한 의지를 보이십시오, 라고 제가 부탁을 드릴 겁니다"라고 말했다.
 
◇ MB '나 몰라라'·대기업은 '비협조'..동반성장 가시밭길
 
이처럼 정 위원장의 가감없는 발언은 정부가 동반위를 만들어놓고 수수방관하거나, 일을 하는 데 있어서 발목을 잡는 일이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동반위의 인력과 예산이 부족한 가운데 홍보를 위한 인력·예산을 요청했을 했지만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점이 대표적이다.
 
지난 9월27일 1차 중소기업 적합업종 발표 이후 3차에 걸쳐 모두 79개 품목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선정했다. 외형상으로는 성과를 거뒀으나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적합업종으로 선정된 대기업들의 항의는 물론이거니와, 중소기업 측은 일단은 환영하면서도 실효성에 대한 우려를 표하며 확실한 사후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동반성장위가 기업상생 전담기구로서 처음 내놓은 중소기업 적합업종이 난관에 부딪히면서 동반성장위의 미래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은 커지고 있다.
 
이달 13일 경제인연합회는 동반성장위가 추진하는 대기업 이익을 협력업체와 공유하게 하는 '이익공유제'를 받아들일 수 없다 이유로 동반성장위 본회의에 불참하기도 했다.
 
정 위원장이 승부수로 띄운 이익공유제가 도입은 커녕 대·중소기업 간 갈등만 키우고 있는 상황. 동반성장은 이명박 대통령의 핵심 정책이란 점에서 일각에서는 경제적 레임덕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정 위원장은 이날 "이 불균형의 문제, 양극화의 문제는 큰 사람, 강한 사람, 가진 사람들이 양보를 해야지, 그렇지 않고는 절대 이룰 수 없는 일"이라며 "그래서 좀 앞으로 좀더 적극적으로 큰 소리를 내겠다"고 말했다.
 
향후 동반성장이 어떤 모양새로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지 관심이 주목된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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