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송종호기자] 현 정부 출범초기부터 논란이 돼왔던 정부조직개편이 결국 임기말까지 이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기획재정부는 26일 "재정부에 '전략적 기획기능'과 '정책적 조정기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있어왔다"며 "총 정원을 늘리지 않는 범위에서 일부 기획재정부의 기능을 미세조정하는 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홍남기 재정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재정부의 융합과 소통 활성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실국 간 정책 원활화와 조직 문화의 개선, 대국민 소통강화 등 소프트웨어적인 개선점을 우선으로 바꾸고 조직운용과정에서 일부 미비한 점을 조정하는 수준에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말했다.
알려진 논의내용을 보면 우선 재정부는 '정책조정국'을 거시경제와 국제금융을 담당하는 1차관 산하에서 예산, 재정 담당하는 2차관 산하로 옮겨 예산실의 정책조정기능을 강화하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 또 미래전략국(가칭)을 추가적으로 신설해 독립시키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개편안은 미래전략국을 신설하고 부처 간 정책조정 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예산실과 정책조정국 기능을 함께 부여하는 것을 고려한 것이다.
홍 대변인은 "정책조정국의 2차관 산하 이전과 미래전략국 신설은 다양하게 제기된 내용 중 하나"라며 "아직 재정부 조직 개편안을 행정안전부에 제출하지 않았고, 내년도 예산안 심의가 한창 진행 중에 있기 때문에 최종안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논의되는 내용은 미세조정 수준을 뛰어넘고, 재정부의 예산편성과 정책조정업무를 연결해 타부처와의 이견을 조정하는데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는데 초점이 맞춰져있다.
이 때문에 과거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를 통합한 현재의 기획재정부가 세입과 세출, 국고 등 나라 살림 전반에 관한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으면서도 그동안 '힘'을 쓰지 못해왔던 것이냐는 회의론도 일고 있다.
현 정부는 정부의 효율성을 높인다는 명분으로 출범초 과거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를 통합했다.
통합과정에서도 기획예산처가 경제부처에 예속되면 균형 있는 예산 배분이 불가능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당시 전문가들은 경제 부처와 사회 부처가 이해관계를 조정해 나가면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야 하는데, 기획예산처가 경제부처로 통합될 경우 효율과 성장에 치중된 예산편성이 주도된다고 비판해왔다.
이 같은 비판에도 불구하고 기획재정부라는 '공룡 경제부처'가 탄생했지만 실제 재정부는 '경제 컨트롤타워'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왔다.
현 정부 들어 부처간 불협화음으로 정부의 정책 추진에 제동이 걸린 사례는 많다. 투자개방형 의료법인(영리의료법인) 도입 문제를 둘러싼 재정부와 보건복지부 간의 갈등이 대표적이다.
이창원 한성대 교수는 "예산을 가지고 기획부터 집행까지 하는 막강한 재정부가 부처간 이해관계조정을 하지 못해 결국 예산실에 더욱 힘을 실어 해결하려하고 있다"며 "타부처에 대한 영향력은 심화될지 모르지만 이같은 발상자체가 과거 산업화시절 수준이라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취임 초기부터 "부처간 칸막이를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던 박재완 재정부 장관은 지난 16일에도 재정부 1급 간부회의 자리에서 "4년전 통합부처로 출범한 재정부가 우수한 인적 자원을 보유하고 있어도 조직내 소통과 융합을 통한 통합의 시너지 효과는 미흡하다"며 "실국간 정책협조와 정책조정을 강화 필요성에 공감하고 조직문화를 개선해야 한다"고 당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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