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형주기자] 회사원 K씨(남·32세)에게 자동차 네비게이션은 장식에 불과하다. 모르는 곳을 찾아갈 때 운전석에 부착된 '태그(tag)'에 스마트폰을 갖다대면, GPS(위성항법장치)가 켜지면서 네비 기능이 2초만에 자동 설정되고 듣고 싶은 음악목록도 폰 화면에 저절로 뜬다.
이 태그는 근거리 무선통신(NFC) 기능을 갖추고 있어 사용자가 운전을 하거나 사무실에서 업무를 볼 때 스마트폰을 필요한 환경모드로 빠르게 전환시킨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고 있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2'에서 스마트폰에 태그를 접목해 사용자가 원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새로운 NFC 기능이 참가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간 스마트 기기를 통한 NFC 기능은 결제와 데이터 공유(P2P) 등으로 한정돼 있었다.
LG전자(066570)는 세계 최초로 스티커처럼 원하는 곳에 붙이고 쓸 수 있는 태그 제품을 선보였다. 또 소니는 자체 콘퍼런스를 통해 토큰 형태의 태그를 소개했다.
LG전자는 이번 전시회에 출품한 '옵티머스 3D 큐브(Cube)'에 NFC를 활용한 'LG 태그 플러스(Tag+)' 기능을 탑재했다.
LG Tag+는 태그 스티커에 휴대폰을 갖다대는 동작만으로 수면모드, 사무실모드, 자동차모드 등 다양한 환경의 생활모드로 자동 변경이 가능하다.
◇LG전자 '옵티머스 3D 큐브(Cube·오른쪽)'와 수면·자동차·오피스 모드를 각각 실행하는 3장의 'LG 태그 플러스(Tag+)' 스티커.
가령, 자동차 핸들 부근에 태그 스티커를 붙이고 스마트폰을 대면 여러 단계의 조작없이 한 번에 네비게이션이 실행되고 블루투스, GPS 등 운전 중 필요한 기능이 작동된다. 기본 제공되는 태그 스티커 3장은 각각 수면·자동차·오피스 모드에 맞춰 설정돼 있다.
소니 모바일 커뮤니케이션즈(SMC)도 스마트폰에 대면 미리 설정된 환경으로 폰을 작동시킬 수 있는 토큰 모양의 '엑스페리아 스마트 태그(Xperia Smart Tags)'를 공개했다.
스마트 태그를 통해, 사무실에 들어설 때 자동으로 와이파이(WiFi)나 볼륨이 켜지도록 하거나 캘린더를 실행시키는 등 장소와 상황에 맞는 자유로운 조작이 가능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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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 모바일 커뮤니케이션즈(SMC)의 '엑스페리아 스마트 태그(Xperia Smart Tags)'. 근거리 무선통신(NFC) 기술이 적용된 토큰 형태의 태그다.
LG와 소니처럼 제품으로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삼성전자(005930)도 NFC 기능을 지원하는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선보였다. 삼성은 이번 전시회에서 비자(VISA)와 함께 올림픽 전용 '모바일 결제 앱'을 내놓았다.
'태깅(tagging)' 외에 NFC를 활용할 수 있는 대표 기능인 결제 기능을 내세운 것이다. 작동 방식은 태그와 유사하다.
올림픽 모바일 결제 앱이 깔린 단말기를 전용 리더기에 올려 놓으면 비자 결제를 간단히 이용할 수 있고, 결제 내역과 현재 잔고 등도 확인 가능하다.
이처럼 스마트폰과 NFC의 접목이 스마트 라이프의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음에도 불구, 제조사들만 달려들어선 시장성 확보가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전시회에 참석한 업계 관계자는 "NFC 시장의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것은 맞지만 태깅 기술을 갖고 있는 것만으로는 서비스 보급이 확산되기 어렵다"며 "단말기 업체 뿐 아니라 서비스 제공자(통신사업자)까지 나서줘야 보다 큰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섭근 LG전자 스마트폰 플랫폼 기획팀 차장도 "제조사 단독으로 NFC 활성화를 추진하는 데는 한계가 있고 인프라 구축이 우선"이라며 "서비스가 소개된지는 오래됐지만 사용자에게 익숙지 않다는 점 등 때문에 시장 성장이 제한적인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이번에 선보인 태그로 인해 스마트 기기로 활용할 수 있는 NFC가 기존처럼 단순 교통카드(결제) 역할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소비자들도 인지할 것으로 본다"며 "NFC 기능이 탑재된 스마트폰은 사용자 경험(UX)에 최적화된 방향으로 계속 진화해 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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