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김승연 한화 그룹 회장이 한화케미칼의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한화케미칼은 23일 서울 충무로 세종호텔에서 '제38기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김승연 회장을 포함한 사내 이사 2명과 사외이사 4명 등 총 6명을 선임했다.
한화케미칼(009830)의 지분 2.4%를 보유한 국민연금이 지난 21일 횡령·배임 등으로 기업가치를 훼손한 이사와 감사의 연임에 반대하기로 방침을 세웠으나, 이날 김 회장의 연임안은 별다른 진통없이 통과됐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이날 반대 의견을 낸지 여부에 대해 즉답은 피했지만 "주주가치를 훼손한 이력이 있는 경우 최소한 1심 판결이 나온 뒤 반대한다는 게 종전 입장으나 객관적인 사실 확인만 되면 검찰기소 시점부터 주주가치를 훼손했다는 원칙에 입각해 의견을 냈다"고 말했다.
이 발언과 김 회장이 횡령 및 배임 혐의로 1심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인 점을 감안하면 국민연금은 이날 강화된 방침에 따라 반대의견을 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와 함께 김 회장의 대표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화케미칼의 한 주주는 "한화케미칼의 주식을 보유하지 않은 김 회장이 회사와 주주를 위해 얼마나 봉사할지 의문"이라며 "김승연 회장을 선임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반대 의견을 냈다.
이에 대해 홍기준 한화케미칼 대표는 "김 회장은 한화케미칼의 주식을 직접 보유하지는 않았지만
한화(000880)를 통해 간접적으로 10~12%정도 보유하고 있다"며 "그룹의 중장기 발전을 담당하는 김 회장이 책임 경영을 하기 위해서 이사로 선임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주총장에서는 한화케미칼 자회사들의 실적부진에 대한 질타도 나왔다.
한 주주는 "당기순이익이 4115억원이지만 자회사의 손실을 합치면 실질적으로 1666억원밖에 안 된다"며 "자회사가 입힌 손실에 대한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홍 대표는 이에 대해 "한화솔라원의 실적 악화가 한화케미칼에 영향을 미치기는 했지만 태양광산업은 사업 투자에 시간이 필요하고, 아직 미성숙 단계인 산업이기 때문에 사업이 성숙되는데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연말부터 올해 1~2월까지 악성재고가 소진되면서 바닥을 쳤다고 판단하지만, 올해도 여전히 태양광 시장의 전망이 좋다"며 "내년 봄과 여름쯤이 되면 설치 수요가 늘어 시장이 좋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주총장에서는 한화케미칼의 주주인 국민연금 측에 태양광 사업에 투자할 것을 주문하는 의견도 나와 눈길을 끌었다.
국민연금 측에 당부하고자 한화케미칼 주식을 샀다고 자신을 소개한 한 주주는 "원자력 발전에 쓰이는 비용을 태양광에 투입한다면 태양광산업이 한층 성숙하고, 국가 경쟁력도 높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국민연금이 해외 부동산에 상당 부문 투자하고 있는데, 이 돈을 신사업을 하는 국내 기업에 투자하면 일자리가 늘고, 자연히 연금 납부액과 납부자도 증가하게 될 것"이라고 말해 주주들의 박수를 받았다.
한편 한화케미칼은 이사 선임안을 비롯해 ▲2011년 매출 3조9704억원, 영업이익 4722억원을 포함한 재무제표 ▲보통주 450원(9%), 우선주 500원(10%)의 배당 ▲바이오 의약품 및 바이오의약사업 관련 기술 및 제품의 제조, 가공, 판매 등을 사업목적에 추가한 정관 변경에 대해 승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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