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혜실기자] 앵커 : 올해 은행들의 국내 영업환경이 힘들다고들 하죠? 그래서일까요. 은행들이 국내에서 눈을 돌려 해외 사업에 전력하고 있는 모습인데요. 올해 시중은행들의 글로벌 사업 목표와 진행사항, 김혜실기자와 집중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김기자. 올해도 벌써 1분기가 지나갔는데요. 은행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는 이유, 그리고 지금까지의 진행사항들 살펴주시죠.
기자 : 시중은행들이 해외진출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거듭 내비추고 있습니다. 해외 은행 및 지점의 인수합병(M&A)이나 MOU체결 등을 통해 현지 사업 전략도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금융업계가 해외진출에 달려드는 것은 국내 영업환경이 악화되면섭니다. 은행의 사회적 책임이 강조되고 있는 데다 총선과 대선 등 선거가 맞물리면서 대출금리 인하, 수수료 인하 등 영업에 불리한 이슈들이 대거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은행들은 새로운 시장 개척을 통한 신규수익원 발굴 뿐 아니라 글로벌 경험 축적 및 인재 양성, 안정적 외화조달원 확보, 국내시장 쏠림 현상 축소 등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현재 해외법인, 지점, 사무소 등 채널을 가장 많이 보유한 은행은 아무래도 외환은행입니다. 특수은행인 외환은행을 제외하고 4대 시중은행을 살펴보면 우리은행이 22개로 가장 많고 신한은행이 19개로 뒤를 바짝 쫒고 있습니다. 그리고 국민은행이 12개 하나은행이 9갭니다.
앵커 : 외환은행을 제외하면 단연 선두는 우리은행이군요. 특히 올초부터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구요.
기자 : 먼저 우리은행의 해외 진출 상황을 살펴보면 총 15개 국가에 지점 12개, 현지법인 6개, 사무소 4개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은행은 지난 1월 중국 청도분행을 개설하면서 해외진출에 박차를 가했습니다. 청도시는 중국 서부지역의 물류·교통·IT·통신 중심지인데요. 한국 금융 최초로 중국 서부지역에 진출한 겁니다.
올해 상반기에는 인도 첸나이지점, 호주 시드니지점 개설과 함께 브라질법인 설립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또 방글라데시 다카지점의 점포망을 확장할 예정입니다.
이처럼 우리은행은 올해 지점 및 법인 개설과 함께 M&A도 모색한다는 방침입니다. 현재 글로벌 네트워크 강화를 위해 이머징마켓 소재 은행의 인수 추진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있는데요. 특히 수익성, 성장성, 전략적 필요성, 시장 이해도가 높은 지역 등이 고려 대상 지역입니다.
앵커 : 해외 지점수로 보면 신한은행이 2위인데요. 신한은행의 해외사업 전략은 무엇입니까.
기자 : 우리은행의 전략을 적극적인 시장 발굴이라고 평가한다면, 상대적으로 신한은행은 선택과 집중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이미 진출한 베트남, 중국, 일본을 중심으로 올해 7~8개 정도의 네트워크를 추가로 확보할 예정입니다.
일찌기 해외사업에 진출해 시행착오를 많이 겪은 만큼 한정된 글로벌 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위해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지역을 공략하겠다는 겁니다. 대규모 투자비 대비 성과가 불확실한 선진국으로의 전선 확대보다는 아시아 이머징 지역에 현지 법인 형태로 진출해 규모의 경제를 시현하겠다는 전략입니다.
KB국민은행도 마찬가집니다.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을 주타켓으로 사무소, 지점, 현지법인 설립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입니다. 이 중에서도 승산이 있다고 판단되는 지역은 선별적으로 소매금융을 중심으로 진출할 계획입니다.
올해에는 인도 뭄바이에 사무소를, 일본 오사카에 지점 신설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경우 영업상황과 여건을 고려해 북경지점 추가 증설과 동시에 현지법인 전환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앵커 : 하나은행이 외환은행을 합병하면서 해외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거 같은데요. 지주 회장 뿐 아니라 김종준 은행장 취임때도 잇따라 해외 사업을 강조했다죠.
기자 : 네 기존 하나은행 해외 채널은 9개였는데, 외환은행과 합병하면서 36개로 늘어나게 됐습니다. 이에 따라 기존 진출 국가의 법률, 금융당국 의견 등을 검토하는 작업을 통해 이들 네트워크의 시너지 작업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취임식에서 한 식구가 된 외환은행과 함께 해외사업을 강화해 세계 50위 금융회사로 진입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습니다.
김종준 하나은행장 역시 지난주 취임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인도나 베트남 등 아시아 신흥시장으로 진출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신흥시장의 현지 거점을 확보하는 것이 우선이고 그 후 현지 은행과의 합작, 자본투자 등을 통해 지점망을 넓혀가겠단 겁니다.
또 하나금융그룹은 지난달 미국 LA에 있는 한국계 교포은행 새한뱅콥이 발행하는 신주를 인수키로 했습니다. 새한은행의 지주회사인 새한뱅콥 지분의 51%를 확보함으로써 최대주주 자격으로 경영에 참여하기로 한겁니다. 이로써 잃어버렸던 외환은행의 미국 내 영업망을 회복하고 두 은행이 협력해 미국에 진출하겠다는 뜻을 강하게 내비쳤습니다.
앵커 : 금융업계가 모두들 해외에서 답을 찾고 있는 모습이군요. 하지만 아직은 의지만큼 성과가 따라오지는 않는 모습인데요. 어떤가요.
기자 : 네. 여전히 해외에서 끌어오는 수익은 미미한 수준입니다. 지난해 금융연구원이 국내 3대 금융지주사와 해외 주요 10개국 은행들의 국외 영업이익 비중을 조사한 결과 국내 은행은 해외 수익비중이 평균 1.4%로 나타났습니다. 다른 나라 평균이 37.4%가 나온 것과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준입니다.
국내 금융회사들이 현지에서 돈을 차입하거나 운용하지 않다 보니 어쩔 수 없는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즉, 공격적으로 영업에 나서지 않기 때문이라는 건데요. 영업하기 쉬운 국내 기업들이나 교포들에게만 의존하고 현지 네트워크를 새로 구축하는 데는 힘을 쏟지 않는다는 겁니다.
따라서 진정한 해외사업을 구현하고 신규 수익원 창출을 위해서는 인력, 시스템, 영업 등을 현지화하는게 가장 최우선 과젠데요. 남은 3분기동안 은행들이 실직적인 수익 기반을 닦기 위해서는 아직 갈길이 많아 보입니다.
앵커 : 지금 당장 수익을 내느냐, 얼마나 많은 지역에 진출하느냐, 규모를 얼마나 키우느냐 보다는 현지화를 얼마나 잘해서 실질적인 수익 창출 기반을 마련하느냐가 중요하다는 거군요. 잘들었습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