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기 동반위, 親 정부·대기업 변화 '뚜렷'.."존재 이유 사라졌다"
유장희 신임위원장 "성과공유제가 현실적"
2012-04-30 11:04:43 2012-04-30 12:39:01
[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유장희 제2대 동반성장위원장이 공식적인 취임과 동시에 밝힌 향후 행보와 관련해 중소기업계 한쪽에서 "동반위가 대기업과 정부 친화 조직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30일 열린 제15차 동반성장위원회를 통해 공식적으로 위원장에 취임한 유장희 위원장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정운찬 전 위원장이 추진했던 '이익공유제'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낸 뒤 "성과공유제가 현실적인 용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를 사실상 동반위가 지식경제부의 대기업 중심 동반성장 정책에 전향적으로 순응하겠다는 '충성' 다짐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동반위는 지경부의 포스코식 성과공유제 추진에 대해 “실효성이 없다”며 공공연하게 반감을 드러냈었다.
 
또 정운찬 위원장 사퇴 이후 최근 동반성장과 관련된 이슈에서 지경부가 모든 주도권을 쥐게 되면서, 동반위의 존재 근거가 사실상 사라졌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동반위가 추진 중인 중점 과제들 중 지경부나 중소기업 관련 경제단체들과 구분되는 동반위만의 ‘콘텐츠’가 적합업종 선정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실종됐기 때문이다.
 
이날 유 위원장은 "정운찬 위원장이 이끌어온 바탕 위에서 더 좀 구체적이고 실천 가능한 프로그램을 만들겠다"며 "지난 연말에 국회에서 통과된 상생법 개정안에 나와있는 내용이 동반위가 앞으로 무엇을 할것인지 명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사실상 상생법 개정안에 반영된 MRO, 중소기업 인력보호, 적합업종 선정 추진 등 동반위가 현재까지 추진해온 사안을 중심으로 동반성장 정책을 계승 및 발전해 나가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반면 최근 화두로 떠오른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해나 도소매 업종 잠식과 관련해서도 유 위원장은 다소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유 위원장은 "골목상권 문제가 과연 언론에 알려진 바와 같이 심각한 상황인지 따져봐야할 것"이라며 "전국적으로 표본조사를 해본 뒤 프로그램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소상공인들이나 영세기업들은 ‘피부에 와 닿는’ 동반성장 정책이 법적으로도, 시장 자율에 의해서도 추진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대기업, 정부에 대항해 이들의 이익을 대변할 존재가 없어졌다는 반응이다.
 
소상공인단체연합회의 한 관계자는 "공식적인 언급은 할 수 없지만 동반성장위원회의 최근 행보를 보면 한숨이 나온다"며 "더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정책으로 밀어붙여도 모자랄 판에 동반위 성격이 상당히 보수적인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런 상황에서 '정부 말 잘 듣는' 위원장이 취임했으니 동반위의 존재감은 시간이 갈수록 더 희미해질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이 지배적이다.
 
위평량 경제개혁연구소 연구위원은 “동반성장위원장은 시장 관습에 의존한 지금같은 풍토를 지적하고 개선해 법 제도를 바꿔나가야 할 의무가 있다”며 “정부나 여당 등 보수세력 측 입장대로 가는 동반위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30일 오전 제15차 동반성장위원회가 30일 서울 노보텔 강남에서 열렸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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