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5.10부동산대책에 수도권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완화안이 제외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DTI를 둘러싼 논란이 뜨거워지고 있다.
`돈맥경화`로 거래가 사라진 수도권 부동산을 살리기 위해서 시급히 필요하다는 주장과 가계부채에 빨간불이 들어온 상황에서 대출완화책은 어불성설이라는 주장이 맞부딪치고 있다.
현재 DTI는 서울 강남권(강남·서초·송파구)은 40%, 강남권을 제외한 서울지역은 50%, 서울 이외 수도권 지역은 60%를 적용받고 있다. 신규 분양 집단대출과 지방은 DTI규제를 적용받지 않는다.
◇전세보증금도 부채, 가계부채 생각 이상으로 심각
한국은행의 ‘부채경제학과 한국의 가계 및 정부부채’ 보고서에 따르면 가계부채 잔액(가계신용 기준)은 지난해 말 현재 912조9000억 원으로 전년 말 대비 7.8% 증가했다. 지난해 1인당 가계대출 규모도 4400만 원으로 전년보다 200만 원 많아졌다. 한은은 비은행권을 중심으로 저신용, 저소득 계층의 생계형 대출이 급증하는 등 가계부채의 ‘질’이 나빠지고 있어 시스템적 리스크가 높아질 개연성도 우려했다.
더욱 큰 문제는 가계부채 수준이 과도하게 커지면서 소비위축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이다. 한은은 “소득 대비 이자비용을 뜻하는 이자상환비율이 2009년부터 임계치인 2.5%를 넘어 소비위축이 현실화됐다”고 진단했다.
기획재정부는 대출규제를 푼다 해도 당장 주택거래가 활성화될 가능성이 적을 뿐 아니라 가계부채가 한계점에 다다른 상황에서 무게중심 이동에 실패할 경우 문제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며 DTI규제 완화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여기에 전세보증금이 집주인에게는 채무임을 감안한다면 우리나라 가계부채는 생각 이상으로 심각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임대주택연구소 한문도 소장은 “우리나라에는 보이지 않는 부채인 전세보증금이 있다”며 “통계상 나타나는 가계부채에 전세보증금까지 더하면 우리나라 부채는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수준이다”고 분석했다.
◇가계부채 걱정된다면서 지방과 신규 분양은 왜?
반면 아사상태의 수도권 주택시장을 정상화시키기 위해서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거세다. 부동산 기대심리 저하와 돈맥경화 현상이 겹치며 수도권 주택 거래 시장은 아사직전이라는 진단이다.
특히 지방 부동산 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는데도 DTI 규제를 받지 않고 있다는 점에 대해 형평성 문제까지 제기되고 있다.
실제 한국은행의 최근 3년간 전년대비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을 보면 2009년 22억7494억원을 기록했던 수도권 대출 증가액은 2010년 15조1203억원, 2011년엔 13조4597억원으로 증가율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지방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2009년 4조5677억원, 2010년 9조2206억원, 2011년 15조7295억원으로 급증했다. 수도권보다 지방의 주택담보 대출 증가액이 더 많아졌다.
한 부동산관계자는 “가계부채가 걱정된다면 2~3년간 돈이 몰렸던 지방과 신규 분양 아파트도 규제를 해야 형평성이 맞는 것이 아닌가, 상승 기대감도 없는데 돈이 돌지 못하는 수도권 주택거래 시장은 아사상태에 빠져있다”며 DTI규제 완화를 통해 수도권 주택시장에 돈줄을 터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주택산업연구원 권주안 연구실장은 “DTI 규제가 강화된 후 8개월 동안 가계대출은 3조6000억원 증가했는데, 이는 규제가 없었던 2010년 8월부터 2011년 3월까지의 가계대출 증가액인 3조원보다 오히려 늘어난 것”이라며 “주택담보대출이 아닌 금리가 높은 신용대출 증가가 두드러져 오히려 가계대출 안정성이 저해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DTI규제의 효과에 대해 의문점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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