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속인 가구 판 온라인 쇼핑몰 "수십만건 일일이 확인불가"
2012-05-13 20:07:24 2012-05-13 20:08:08
[뉴스토마토 류설아기자] 대형 인터넷 쇼핑몰들이 유명브랜드에서 제조한 것처럼 허위 상표를 붙인 가구를 판매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조치를 받은 가운데 해당 업체들은 갖은 이유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하지만 공정위와 소비자들은 해당 업체들이 허위 광고로 얻은 수십억원의 수익에 대한 부당성과 신뢰도 하락 등을 꼬집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13일 공정위와 인터넷 쇼핑몰 등에 따르면 9개 인터넷 쇼핑몰 각 업체에 시정명령과 과태료 4500만원을 부과했다. 해당 업체는 GS(078930)샵, CJ오쇼핑(035760), 우리홈쇼핑(롯데홈쇼핑), 현대홈쇼핑(057050), 신세계(004170), 롯데닷컴, 인터파크(035080)INT, 에이알디홀딩스의 애경몰, NS쇼핑 등이다.
 
공정위 조사 결과 이들은 중소 협력업체가 제조하고 유명 브랜드로부터 상표 사용권을 빌린 가구를 공급받아 판매하면서, 제품 판매 온라인 페이지에는 각 중소 제조업체가 빌린 이노센트, 레이디, 파로마, 우아미 등 유명 브랜드를 제조 업체로 표기한 것이다.
 
유명업체를 제조사로 표시함으로써 소비자를 현혹, 이런 방식으로 지난 3년간 70억원 규모의 가구 제품을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표사용권을 제공한 유명 가구 업체는 온라인 쇼핑몰이 판매한 중소업체 상품의 제조와 사후서비스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
 
이에 공정위는 적발된 9개 인터넷 쇼핑몰 측에 각 450만원의 과태료 부과와 함께, 이 위반 사실을 쇼핑몰 초기화면에 6분의 1 크기로 4~5일간 게시하게 했다.
 
공정위는 또 앞으로 소비자가 온라인 상품 구입 결정 시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정보를 품목별로 선별해 구매화면에 반드시 표시하도록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관련 고시를 제정해 오는 8월18일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번 공정위 조사 결과와 시정조치를 두고 해당 업체는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한 TV홈쇼핑 인터넷 쇼핑몰 관계자는 "정확한 상품 정보를 확인하지 못한 것은 잘못이지만 수십만건의 제품을 어떻게 모두 일일이 보고 표기할 수 있겠냐"며 "게다가 가구 업계에서 중소업체가 유명 브랜드명을 빌려 제조해 파는 방식은 일반적인 관행으로 공정위가 현실을 너무 모른다"고 말했다.
 
인터넷쇼핑몰 업체 한 관계자는 "사업장 얼굴인 쇼핑몰 첫 페이지에 4~5일씩이나 게시문을 올리도록 한 것은 브랜드 가치에 치명적"이라며 "백화점과 대형마트가 위반하면 전국 매장 전면에 사과문을 담은 현수막을 걸도록 하진 않는데, 더 억울하다"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 소비자 조모씨(33)는 "최근 인터넷쇼핑몰에서 평소 알고 있던 브랜드의 책상과 서랍장을 샀는데 속았다는 생각에 화가 난다"며 "아무리 판매 상품이 많아도 소비자는 결국 한 두 품목을 사는 것인데 모든 것의 정보가 정확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꼬집었다.
 
또 주부 마모씨(35)는 "맞벌이 부부여서 부족한 시간탓에 인터넷쇼핑몰에서 판매하는 유명 가구 업체 제품을 선택했는데 그 유명한 제품마저 가짜라면 도대체 다른 상품은 어떻겠냐"며 "유명 브랜드로 속여서 수십억원 벌었으니 그만큼 토해내야 한다"고 답답해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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