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라크에 분당급 신도시 건설..단독사업 역대최대 규모
국내 건설사 올해 전체 해외수주 목표의 10% 이상..80억달러 수주
2012-05-24 10:14:21 2012-05-24 16:48:27
[뉴스토마토 박관종기자] 한화그룹이 80억달러에 달하는 사상 최대 규모 10만 가구 이라크 신도시 건설 본계약을 앞두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 올해 전체 해외건설 수주목표액(700억달러)의 10%가 넘는 규모며, 단독 프로젝트로는 해외건설 사상 최대 규모 기록을 갈아 치우는 사업이다.
 
한화(000880)그룹은 이라크가 국가 재건 사업 일환으로 진행하고 있는 국민주택 10만 가구 건설 사업의 본계약을 이라크 현지에서 체결하게 됐다고 24일 밝혔다.
 
계약은 최근 이라크 국무회의의 승인을 받아 사실상 확정됐다. 계약식에는 한화그룹을 대표해 김승연 회장이 직접 참여할 예정이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이번 공사를 진행하게 되면 국내 협력업체가 대거 이라크에 함께 진출하게 돼 중소기업의 동반 성장과 일자리 창출에도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MOA에서 본계약까지 20여 차례 협의
 
한화그룹은 한화건설을 통해 지난해 5월 이라크 정부와 10만가구 신도시 개발 프로젝트 MOA를 체결했다.
 
이라크 정부는 MOA 체결 당시 사미 알 아라지 이라크 국가투자위원회(National Investment Commission) 의장은 물론 알 말리키 이라크 총리까지 참석시키며 이번 사업의 중요성을 시사한바 있다.
 
이라크 국가투자위원회는 이라크 경제발전 및 외국 투자유치를 위해 2007년 이라크의회에서 설립한 정부 기관으로 이라크 내 국민주택 100만가구 건설사업의 주체다.
 
한화그룹은 MOA 체결 이후 김현중 한화건설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특별 임직원을 현지로 급파해 지난 1년 동안 20여 차례에 걸쳐 계약 조건 변경과 협의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김승연 회장이 세부 사항까지 직접 챙기고 관련 회의를 주관하는 등 진두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은 이미 2009년 말부터 김 부회장에게 해외사업을 전담시켜 사우디 마라픽, 요르단 삼라, 알제리 아르쥬 프로젝트 등 굵직한 해외 공사를 연이어 수주했다.
 
이번 프로젝트의 성공은 이처럼 다양한 해외 수주 경험은 물론 국내 최초, 최대 규모의 도시개발사업인 '인천 에코메트로'(남구 고잔동 일대 238만㎡, 1만2000가구)의 성공적인 수행이 인정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이라크 국가투자위원회 알 아라지 위원장 등 이라크 정부 관계자가 우리나라를 방문했을 당시 한화는 인천 에코메트로 상공에 헬기를 띄워 시공능력과 기술력을 선보였다.
 
◇이라크에 80억달러 분당급 규모 신도시 프로젝트
 
이번 사업은 이라크 수도인 바그다드에서 동남쪽으로 10km 떨어진 비스마야 지역에 1830ha(550만평)의 분당 규모의 신도시를 개발하는 공사다.
 
이라크 정부는 신도시 건설공사에 투입되는 예산확보와 주택분양을, 한화건설은 설계를 포함한 10만가구 국민주택건설과 도로와 상·하수관로를 포함한 신도시 조성은 공사를 담당하게 된다.
 
공사는 설계.조달.시공을 한화가 모두 진행하는 디자인 빌드(Design Build)방식으로 진행된다.
 
공사기간은 7년이며, 총 공사대금은 77억5000달러, 선수금은 25%다. 물가상승을 반영한 공사금액 증액(Escalation)조항을 포함해 실제 공사대금은 모두 80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주택은 공급면적 기준 100㎡·120㎡·140㎡ 등으로 구성된다. 각 면적별로 공용공간과 개인공간의 분리를 통해 이슬람 문화를 반영한 트레디셔널(Traditional) 스타일과 공용공간의 효율성을 높인 모던(Mordern) 스타일 등 6개 타입으로 나뉜다.
 
이라크 정부가 지난해 말부터 자국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10만 세대의 청약을 시작해 현재 청약이 완료된 상태이며, 곧 분양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이라크 신도시 건설공사에 대한 재원은 이라크 정부와 현지 주택 분양대금 등에서 조달되며, 이라크 재무성 산하 3개 국영은행(Rasheed, TBI, Rafidain)이 공사대금에 대한 지급보증 책임지기로 했다.
 
◇협력업체 대거 동반 진출..신규 전후 복구사업에도 우위
 
현지 공사가 착공에 들어가면 국내 중소 자재 및 하도급 협력업체가 한화건설과 함께 대거 현지에 진출하게 된다. 한화는 이번 프로젝트로 중소기업의 동반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이라크는 전후 복구를 위해 100만 가구국민주택 건설을 계획하고 있어 한화건설은 이번 사업을 기반으로 추가 발주가 예정된 주택 및 학교 건설공사 수주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대한민국 신도시건설 노하우 수출 1호의 실적을 보유함에 따라 대규모 신도시 건설공사 바람이 불고 있는 중동지역에서 제2, 제3의 신도시 건설공사 수주에 유리한 입지를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두달이면 4천가구 뚝딱..속도와 품질 앞선 PC공법
 
한화건설은 10만가구 주택건설과 단지조성 공사를 동시에 진행하게 된다. 단기간 내 준공을 위해 PC(Precast Concrete)공법을 통한 통합수행방식으로 공사를 수행할 계획이다.
 
PC공법은 건축물의 기둥, 보, 벽과 같은 부자재들을 공장에서 제작한 후 공사현장으로 운반, 설치해 완성하는 건설공법이다. 공기단축은 물론 경제성과 품질 면에서도 뒤지지 않는 공법으로 과거 국내 건설업체가 리비아 주택건설공사 등을 PC공법을 통해 성공적으로 수행한 사례가 있다.
 
이 공사가 본 궤도에 오르게 되면 PC공법을 통해 두 달에 한 번씩 잠실 3단지(4000가구) 규모의 아파트 단지를 건설 공급하게 된다.
 
이를 위해 한화건설은 공사부지 주변에 세계 최대 규모의 PC 공장을 건립한다.
 
약 1700여명이 투입될 PC 공장에서는 매일 80가구, 연간 2만 세대에 해당하는 슬래브와 벽체를 동시에 생산하게 된다.
 
하루에 사용되는 콘크리트 양만 레미콘 430대에 이르는 6400톤 이다. 현장인원을 포함해 하루 평균 약 2만6000명의 인력이 소요되기 때문에 110만㎡에 달하는 대지에 베이스캠프 120동도 별도 계획하고 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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