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기성기자] 독일 제1야당인 사회민주당(SPD)은 신(新) 재정협약 비준에 협조하는 조건으로 금융거래세 도입을 정부에 거듭 요구했다.
안드레아 날레스 사민당 사무총장은 29일(현지시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금융거래세 도입과 함께 재정 위기국의 투자를 촉진할 수 있는 합리적인 성장 방안 없이는 재정협약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날레스 사무총장은 "유럽에서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은 쉽지 않다"고 전제한 뒤 "독일과 프랑스가 함께 변화를 위해 고군분투한다면 다른 국가들에게 확신을 줄 수 있다"고 양국 간 공동보조를 강조했다.
금융거래세는 니콜라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이 유럽연합(EU) 차원의 도입을 요구해오다가 영국 등의 반대에 부딪히자 지난 1월 프랑스 단독으로 도입을 결정했다.
당시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금융거래세 도입을 지지하면서도 "EU 또는 유로존 차원에서 도입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독일의 부담을 우려했다. 연립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친기업 성향의 자유민주당을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사민당은 금융거래세 도입을 통해 금융계가 유로존 위기 탈피를 위해 함께 부담을 짊어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사민당은 또 유로안정화기구(ESM) 설립안을 재정협약 비준과 분리해 6월 중 의회에서 먼저 표결할 것을 요구했다.
사민당의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페어 슈타인브뤽 전 재무장관은 일간지 빌트와의 인터뷰에서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가 다른 국가로 전이되는 것을 막기 위해 방화벽 설립을 서둘러야 한다"며 유로안정화기구 설립을 주장했다.
반면 기독교민주당(CDU)과 자유민주당 연정은 유로안정화기구 설립안을 재정협약 도입안과 함께 표결 처리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메르켈 총리와 야당 지도자들이 내달 13일 회담을 가질 예정이어서, 이를 전후로 독일의 유로존 구상이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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