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지난해 4분기 이후 둔화하고 있는 우리 수출 환경이 추가적으로 악화될 수 있다며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LG경제연구원 윤상하 책임연구원은 10일 '수출, 추가적 환경 악화에 대비해야' 보고서를 통해 "앞으로의 수출 환경이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우호적이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빠르게 회복되며 경제성장을 주도했던 수출이 2년 반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월간 수출액은 지난해 7월 490억달러에 육박하기도 했으나 올 들어 470억달러 전후로 감소했다.
특히, 유럽연합(EU)과 중국의 수출 부진이 급감했다.
올 1월부터 5월까지 EU(-18.1%)와 중국(-2.4%)에 대한 수출이 전체 평균을 하회하고 있다. 이는 전체 증가율인 0.6%에 크게 못미친다.
품목별로는 컴퓨터와 가전·무선통신기기·반도체·액정디바이스 등 IT품목들이 고전 중이다.
윤 연구원은 "한 가지 특징적인 것은 우리나라 수출이 다른 국가들에 비해 더 부진했다는 사실"이라고 지목했다.
올 1~4월 동안 중국(6.9%)·싱가포르(5.3%)·인도네시아(4.1%)·일본(3.3%) 등의 수출 증가율에 비해 우리나라는 0.9% 늘어나는데 그쳤다.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유럽 국가들 조차도 같은 기간 1.0%를 넘는 수출 증가율을 기록한 것과 대비된다.
이에 윤 연구원은 "다른 나라들은 상대적으로 탄탄한 역내 교역 구조를 가지고 있다"며 "세계적인 경기 침체에도 ASEAN·EU는 역내 시장 규모가 충분하고 상호 의존적인 교역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에 비해 사정이 상대적으로 나았을 것이라는 게 얘기다.
또 그는 "선진국 내구재 수요 둔화와 경기 부진에 따라 우리나라의 관련 부품 및 장비 수출이 부정적 영향을 더 크게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고도 지적했다.
특히 "올해는 전체 수출에서 10% 안팎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조선 부문의 업황 부진이 우리 수출 하락세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윤 연구원은 "주요국과의 통화스와프 확대 등에 따른 금융·외환 안전망 구축 정도는 과거보다 공고하지만, 환율 효과에 기댄 수출의 빠른 반등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
아울러 글로벌 재정위기에 따른 경기 침체가 보다 장기화될 가능성도 지목했다. 부채 위기를 겪는 국가가 빚을 줄이는데 최소 2~3년에서 10년 이상 걸리기도 하기 때문이다.
윤 연구원은 "고용 창출과 성장 활력 제고·무역수지 개선 등을 도모하기 위한 주요 선진국의 제조업 정책이 강화되고 있다"며 "이에 대한 움직임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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