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혜실기자] 정부가 내달부터 은행창구에서 저축은행 대출 상품 신청을 가능하도록 했지만 지주회사 계열이 아닌 저축은행들은 여전히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지주를 낀 저축은행들은 지주 차원에서 힘을 실어줄 수 있지만, 비지주계열 저축은행은 다른은행과 양해각서(MOU)를 맺고 대출 모집업무를 위탁해야 하는데, 비지주계열 저축은행에 쉽게 손을 내밀 은행이 많지는 않을 것이란 게 업계 안팎의 판단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전날 '저축은행-은행간 연계대출' 시행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내달부터 은행 창구에서 저축은행 대출 상품 신청이 가능해진다.
은행에서 대출을 신청했으나 거절당했거나, 대출이 부족한 개인이나 중소기업은 해당 은행 창구에서 저축은행 대출 상품을 신청할 수 있다.
그러나 금융지주에서 인수한 저축은행들은 자연스럽게 계열 은행에서 대출 상품 신청을 받겠지만, 비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들은 시중은행과의 연계영업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저축은행 영업 쏠림 현상도 우려되고 있다.
추락한 저축은행의 신용도도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조치는 영업정지 저축은행을 떠 맡은 금융지주사들에게 주는 보상적 차원이라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새 나오면서 업계 내에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형은행들이 대부분 계열 저축은행을 보유한 상황에서 비지주 저축은행과 연계영업을 할 이유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업계 관계자도 "비지주 저축은행이 연계영업이 가능하려면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지주 계열 은행은 보유 저축은행 영업 정상화가 시급하고 추가로 인수될 저축은행까지 부담이 크기 때문에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금융지주 계열 대형은행들이 보유한 저축은행 상품을 소개해 영업지원에 나서야 하는 상황에서 굳이 관계가 없는 다른 저축은행과 연계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저축은행을 보유하지 않은 시중은행도 얻을 것이 많지 않은데 위험부담을 안고 비지주계열 저축은행과 손 잡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비지주 계열 은행 관계자는 "은행 대출 조건에 충족되지 않는 고객에게 맞는 상품을 직접 소개할 수 있다는 장점은 있을 것"이라면서도 "저축은행 신용도가 크게 떨어진 상황에서 자칫 잘못 소개했다가는 은행 신뢰도까지 떨어질 수 있어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비지주계열 저축은행이라도좋은 상품을 만들어서 판매한다면 지주 계열 은행이라도 비지주 계열 상품을 안내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