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식 기자] 앵커 : 인터넷으로 뉴스 많이 보시죠. 아무래도 주로 네이버를 이용하실 텐데요. 눈살 찌푸릴 일이 정말 많습니다. 클릭을 유도하는 이른바 ‘낚시성’ 기사에 낯 뜨거운 선정적인 기사까지 정말 자녀들 볼까 걱정인데요.
오늘은 IT부 최용식 기자와 함께 네이버 뉴캐스트의 폐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최 기자. 먼저 뉴스캐스트에 대해 모르는 분들이 많을 텐데요. 간단하게 설명해주시죠.
기자 : 쉽게 말하면 네이버 시작페이지 중앙에 노출된 ‘종합뉴스’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2009년에 처음 생겼는데요. 원래는 언론사들과 콘텐츠 제휴를 맺고, 편집자들이 중요하다고 판단하는 기사를 선별해 노출시키는 방식이었습니다.
네이버 뉴스를 보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영향력이 비대하게 증가하자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는데요. 포털이 언론사들의 편집권을 침해하는 한편 수익마저 다 가져간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에
NHN(035420)이 내놓은 대안이 바로 뉴스캐스트입니다.
언론사들이 직접 톱뉴스와과 카테고리별 주요 뉴스를 편집할 수 있도록 허용했고요. 아웃링크 방식을 적용해 기사를 클릭하면 네이버 뉴스페이지가 아닌 바로 언론사 사이트로 이동시킴으로써 트래픽을 나눠줬습니다.
앵커 : 그렇다면 선정성 문제는 왜 발생한 것입니까.
기자 : 그것은 온라인에서 언론사 수익모델이 매우 취약하기 때문입니다. 대부분 배너광고에 목을 매는 게 현실입니다.
‘얼마나 이용자가 많이 들어왔나’ 즉 트래픽 지표가 광고단가를 결정하곤 하는데요. 이 때문에 연예기사, 선정성 짙은 기사, 광고성 기사 등으로 이용자를 무리하게 모으는 것이죠.
가끔씩 매체 성격과 전혀 다른 뉴스가 톱으로 나가기도 하는데요. 언론사 얼굴을 의미하는 헤드라인이 이러니 참 안타까울 때가 많습니다.
앵커 : 언론사는 물론 NHN으로서도 결코 바람직한 상황이 아닌 것 같은데요.
기자 : 예. 그렇습니다. 뉴스캐스트가 혼탁해질수록 현저하게 콘텐츠품질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뉴스캐스트는 네이버만의 독특한 시스템인데요.
이용자 입장에서는 거부감을 가질 수 있죠. 실제로 매일 수십건씩 항의가 들어오고 있고요. 트래픽을 언론사에 나눠준 탓에 뉴스서비스 이용률 역시 포털3사 중에서 최하입니다.
물론 뉴스는 직접적 매출원이 아닌 간접적인 매출원이라는 측면에서 크게 손해 보는 것은 없습니다.
하지만 이용자는 이용자대로 양질의 뉴스를 보지 못하고, 언론사는 언론사대로 브랜드 파워가 나날이 떨어지고, NHN은 NHN대로 이용자들이 떠나가니 그야말로 네이버 뉴스캐스트는 모두에게 애물단지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앵커 : 뉴스캐스트는 “언론을 종속시키는 도구다”라는 말이 있는데요. 어떻게 생각합니까.
기자 :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인데요. 기본적으로 뉴스캐스트는 언론사에게 나쁜 제도가 아닙니다. 아웃링크 방식 덕분에 대부분 중소형 언론사에게는 트래픽과 매체력을 극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도구라고 볼 수 있고요.
네이버 시작페이지 한복판 영역을 자유롭게 쓸 수 있다는 것은 굉장한 혜택입니다. 예컨대 지난해 쿠팡, 티켓몬스터 등 대형 소셜커머스 기업들이 포털로부터 트래픽을 유치하기 위해 광고한 돈이 백억원 가까이 됩니다.
어떻게 보면 언론사들은 뉴스캐스트 덕분에 이에 버금가는 경제효과를 누리고 있다 말할 수 있습니다. 다만 제대로 활용 못해서 문제일 뿐이죠.
따라서 뉴스캐스트 때문에 언론사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것은 올바르지 못한 분석이고요. 다만 공정성 문제는 지적될 수 있을 것입니다. 즉 뉴스캐스트에 입점된 일부 언론사들만 그 혜택을 얻어가고 있습니다.
요즘 NHN이 통신사 상대로 망에서 콘텐츠 차별하지 말라고 항의하고 있는데요. 네이버도 비슷한 잘못을 하고 있는 셈이죠. 플랫폼에서 콘텐츠를 차별하고 있다 말할 수 있습니다.
앵커 : 선정성 문제 외에 공정성 문제까지.. 상황이 심각해 보이는데요. NHN은 해결의지가 없나요.
기자 : 먼저 선정성 문제에 대해서는 지난해 3월부터 신규 매체와의 제휴를 중단키로 했습니다. 너무 언론사가 많기 때문에 서로간 경쟁이 치열해져 조정이 필요하다는 취지였는데요.
아마도 NHN으로서는 뉴스캐스트에 그 많은 매체를 다 받아줄 수 없을 것입니다.
아울러 시민단체로 구성된 모니터링단을 출범시켜 문제가 되는 기사에 대해서는 3시간 차단을 하는 벌칙을 부과키로 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이용자 항의가 끊이지 않는 등 문제가 해소되지 않는 형국입니다.
심지어 올초 한 언론사는 계약위반을 이유로 일방적 제휴 해지를 당하기도 했는데요. NHN측은 정확한 이유를 밝히고 있진 않지만 업계에서는 아마도 문제기사를 자주 노출시켰기 때문이 아니냐는 분석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 그렇다면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기자 : 크게 세가지 방안이 있을 수 있는데요. 먼저 김인성 IT전문가는 미디어다음처럼 포털이 직접 톱뉴스를 선정하는 안을 제시합니다. 이렇게 되면 문제성 기사가 최소화되겠죠.
포털 스스로 이익을 위해 콘텐츠 품질을 관리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예전과 마찬가지로 편집권 침해 문제가 나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회적으로 신뢰받는 편집자들을 영입한다면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아울러 광고수익을 언론사와 나눈다면 금상첨화겠죠.
실제 다음은 이러한 방식으로 언론사들과 큰 대립각 없이 뉴스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두번째 방안은 벌칙을 강화하는 것인데요. 일정기간 평가를 통해 불량 언론사를 퇴출하고, 역량있는 매체에 대한 진입을 허용하는 것입니다.
일종의 리사이클링 제도인데요. 분명 매체가 너무 많기 때문에 이들을 다 진입시킬 수 없다는 것 이해합니다. 하지만 적어도 순환을 통해 비소속 매체에게도 기회를 줘야겠죠.
여기서 관건은 기준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입니다. 논란을 최대한 방지하기 위함이죠.
세번째 방안은 구글식인데요. 아예 뉴스박스 자체를 없애는 것입니다. 순수하게 검색제휴만 허용하는 거죠. 하지만 이는 너무 파격적이라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을 전망입니다.
앵커 : 예. 부디 뉴스캐스트가 모두에게 해를 끼치는 애물단지에서 본래 취지였던 언론사와의 합리적 상생모델로 바뀌길 기대합니다. 최용식 기자. 말씀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