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경제정책)기금증액으로 경기부양 가능할까?
국회동의 없이 집행 가능..2조3000억 증액
재정확대 효과 의문..'기금 사용 목적에도 맞지 않아' 지적
2012-06-28 16:30:00 2012-06-28 16:30:00
[뉴스토마토 이상원기자] 정부가 하반기 기금운용계획을 대폭 수정키로 했다. 국회 동의가 필요한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대신 국회 동의 없이 집행할 수 있고, 국가채무에도 영향을 주지 않는 기금을 증액해 경기부양에 사용하기 위함이다.
 
28일 하반기 경제정책방향과 함께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올해 하반기 기금운용계획 변경안은 모두 2조3000억원의 기금을 증액하는 내용이다.
 
우선 서민 주거생활 안정을 위해 대출수요가 많은 주택구입과 전세자금, 융자사업 지원 규모를 1조2300억원 확대한다.
 
양파와 콩, 팥 등 농작물 수급안정을 위한 비축물량 확대에 622억원, 배추계약재배 자금의 추가지원에 370억원, 농산물 원료구매 및 운영자금으로 200억원 등을 증액한다.
 
산업재해예방 설비구입 등을 위한 융자지원에 100억원, 업종별 재해예방 관리지원 100억원, 청년창업 활성화 등을 위한 창업자금 1600억원, 일시적 경영난을 겪는 소상공인 지원 정책자금 800억원, 중소기업 개발기술 사업화 자금 500억원 등도 증액한다.
 
해외관광객 급증에 따른 관광숙박시설 인프라 구축자금으로 325억원,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시설지원비 300억원, 동계스포츠 지원 확대를 위해 84억원도 추가증액 대상이다.
 
이미 상반기 재정조기집행도 마무리 됐고, 당장 추경 없이 추가 경기부양을 할만한 카드가 없는 정부로서는 이번 기금증액이 사실상 최대로 긁어모은 '여윳돈'이다.
 
정부가 국회의 동의를 받지 않고 자체적으로 늘릴 수 있는 기금의 한계는 각 기금 내 사업별로 20~30% 이내이기 때문에 2조3000억원의 숫자는 매우 크다.
 
최상목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기금증액과 관련해 "국가채무부담 증가 없이 가용 여유재원을 최대한 활용해서 경제활력을 보강할 수 있도록 재원을 긁어모았다"고 평가했다.
 
문제는 있는 기금을 활용하는 것으로 정부가 목표하는 경기활성화가 이뤄질 수 있는가다.
 
기획재정부는 기금증액과 재정 불용액 최소화, 공공부문 및 민간 투자확대 등을 통해 하반기에만 0.13%포인트의 성장률 상향효과가 있고, 연간으로는 0.25%포인트의 성장률 기여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기금을 늘리면, 기금의 성격에 따라 늘린 종잣돈을 기반으로 수배의 보증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실제 재정확대 효과는 액면상의 기금증액규모를 뛰어 넘는 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그러나 기금증액과 투자확대를 통한 재정확대의 효과에 의문을 갖는 시각도 있다.
 
지난 2008년 정부가 미국발 금융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이미 재정지출과 감세로 정부지출을 최대한도로 늘렸기 때문에, 기금을 조금 푸는 것으로 시장에 자극이 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이용섭 민주통합당 정책위의장은 "국회의 동의 없이 정부가 기금을 증액할 수 있도록 한 것은 특수목적상 필요를 말하는 것이지 전반적인 경기부양을 위해 기금을 동원하라는 의미는 전혀 아니다"며 "정부가 내년에 어떻게든 균형예산을 편성하고 국회의 심의를 피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기금증액의 시기도 아직 불명확하다.
 
기금운용계획은 각 기금의 내부 심의위원회를 거쳐서 재정부와 협의를 요청하도록 돼 있는데, 기금이 증액을 요청하면 10일 내에 진행한다는 것이 정부의 계획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요청이 오면 빠른 시일 내에 조치하는 것으로 준비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7월 중에는 증액요건이 형성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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