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명정선기자] 6월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그러나 수출둔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수입 감소가 주도하는 불황형 흑자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 6월 경상흑자 58.4억달러..사상 최대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2012년 6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경상수지는 58억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흑자 규모로 보면 사상 최대치다. 이는 6월 상품수지의 흑자규모가 전월 17억2000만달러에서 50억1000만달러로 3배 가까이 늘었기 때문이다.
6월 서비스수지 흑자규모가 여행과 건설서비스 수입 감소 등으로 전월 15억9000만달러에서 1억7000만달러로 쪼그라든 것도 흑자 폭 확대에 한 몫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사상 최대의 경상흑자는 '빛 좋은 개살구'라는 지적이다. 자세히 내용을 들여다 보면 수출보다 수입 감소가 주도하는 전형적인 불황형 흑자라는 얘기다.
통관 기준으로 지난달 수출은 472억5000만달러로 전년대비 1.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6월 증가율 11%에 비하면 10분의1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지역별로는 재정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럽연합 수출이 6월 기준 41억1000만달러로 전년 51억2000만달러에 비해 19.7% 급감했다. 중국(108억6000만달러)과 미국(49억5000만달러) 수출도 각각 2.4%, 0.3% 줄었다.
수입은 지난달 423억4000만달러로 전년대비 5.5% 줄었다. 지난 3월 이후 4개월 연속 감소세며 그 폭은 1.1%, 1.3%, 2.3% 7%로 확대하고 있다.
유로존 재정위기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와 맞물려 글로벌 수요가 급감하면서 수출과 수입 모두 부진한 것이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실장은 "유럽 재정위기 등 대외여건의 악화로 수출증가율이 둔화하는데 경상수지는 꾸준히 흑자를 유지하고 있다"며 "이는 전형적인 불황형 흑자라는 얘기"라고 말했다.
◇ 한은, '불황형 흑자' 동의할 수 없어
한은은 '불황형 흑자'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김영배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수입이 감소세로 전환한 것은 양 자체가 줄었다기보다 원자재 가격이 하향 안정화되면서 수입단가가 내린 영향이 크다"며 "수출입 물량은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단순히 불황형 흑자로 보는 것은 사실과 괴리가 있다"고 반박했다.
다만, 우리나라 경제구조가 유럽 재정상황 등과 맞물려 갈 수 밖에 없는 만큼 수출 둔화는 불가피하다고 인정했다.
김 국장은 "국제 원자재 가격이 현 수준처럼 안정적으로 움직여준다면 경상수지 흑자기조는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그 폭은 다소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본원소득수지는 배당소득 증가 등으로 전월 3억4000만달러에서 9억달러 흑자로 확대됐다.
이전소득수지는 전월 8000만달러 적자에서 2억5000만달러로 적자 폭이 늘었으며 금융계정의 유출초 규모는 전월 30억4000만달러에서 52억8000만달러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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