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민규·곽보연기자] 미국 법원이
삼성전자(005930)와 애플의 특허침해 본안소송 과정에서 애플에게 과도한 '홈 어드밴티지'를 부여하고 있다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31일(현지시각)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 사건 주재 판사인 한국계 미국인 루시 고 캘리포니아법원 판사는 삼성전자가 제출한 디자인 관련 반박자료를 지난 30일에 이어 재차 거절했다.
당초 삼성전자는 애플이 제기한 '디자인 카피' 주장을 불식시킬 '결정적인(Critical)' 증거물로 지난 2006년부터 삼성이 개발 중이던 스마트폰 F700의 디자인 이미지 파일을 증거로 채택할 것을 요구해왔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자료는 삼성이 지난 2006년 개발 중이던 차세대 휴대폰의 이미지, 즉 이미 애플에 앞서 '단순하고 모서리가 둥근' 제품 디자인을 개발 중이었다는 명백한 증거다. 2006년은 애플이 아이폰을 처음 출시한 2007년보다 한해 앞선 시점이다.
삼성은 앞서 이메일로 제출한 진술서에서도 “고 판사의 명령은 사실상 삼성전자가 아이폰 출시 이전에 이미 유사한 디자인의 휴대폰을 개발 중이었다는 사실을 배심원단에게 전달하지 못하게 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루시 고 판사는 삼성측 변호사에게 “이미 세 번이나 검토해본 사항이고 충분히 견해가 피력됐다”며 “그만하지 않으면 제재를 가하겠다”는 등 시종일관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애플의 변호사인 해럴드 맥엘히니도 "삼성전자가 국제적인 이슈로 부각된 이번 공판 과정을 오염시키고 있는 것"이라며 "법정 모독죄에 해당한다"고 비난을 쏟아냈다.
삼성 측은 이같은 미국 법정의 ‘자국기업 편향성’은 이미 어느 정도 예견됐었다는 반응이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법정뿐만 아니라 미국 내 주요매체들 역시 연일 애플을 옹호하는 기사들을 쏟아내며 배심원 평결에 유리한 여론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상황에 대비해 삼성은 본안 소송이 시작되기 약 한달 전부터 미국 내 주요매체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삼성측 입장을 적극적으로 해명하며 ‘중립적 보도’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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