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자녀 교육을 위해 의식주 등의 생활비를 줄이는 '교육 빈곤층'이 대졸 이상 학력의 40대 중산층 가구에 몰려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월 평균 387만6000원을 벌면서 27.2%에 해당하는 105만3000만원을 교육비로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호정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26일 '국내 가구의 교육비 지출 구조 분석-40대 중산층의 교육비 부담 크다'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적자 상태임에도 평균보다 많은 교육비 지출로 빈곤하게 사는 가구인 '교육 빈곤층'이 생기고 있다"고 밝혔다.
교육 빈곤층은 '대졸 이상·40대·중산층에 속하는 가구'가 대부분이었다. 이 세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가구는 26만1000가구로 전체 교육 빈곤층의 31.7%를 차지했다.
이들의 월평균 소득은 387만6000원인데, 이 중 교육비로 105만3000원을 소비하고 있었다. 이는 소득의 27.2%를 차지한다. 교육 빈곤층은 교육비 마련을 위해 의식주와 교통·보건 등 대부분의 소비 지출은 줄여 평균 이하로 지출했다.
교육 빈곤층의 대부분은 중산층으로 전체의 73.3%를 기록했다. 연령별로는 가구주가 40대인 교육 빈곤층이 50.3%, 50대가 23.5%를 차지했다.
학력별로는 대졸 이상이 40.5%인 49만1000가구로 가장 높았으며, 자녀 교육비를 지출하고 있는 전체 대졸 가구주의 12.2%가 이에 해당됐다. 상대적으로 소득과 소비 여력이 낮은 단순노무 및 서비스·판매 종사자의 교육 빈곤층 비중도 높았다.
조호정 연구원은 "지난해 국내 가구 소득은 1990년에 비해 4.1배 증가했으나 교육비 지출은 지난 20년 동안 6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소득에서 교육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1990년 5.3%에서 2011년 7.8%로 증가했다. 교육비가 소비 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8.3%에서 12.6%로 늘어나 가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조 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교육 빈곤층은 82만4000가구, 가구원 수는 305만명으로 추정됐다. 자녀 교육비 지출이 있는 632만6000가구의 13.0%에 달한다.
특히, 교육 빈곤층은 전체 평균보다 교육비로 50% 이상을 더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교육비 지출이 있는 가구의 평균 교육비는 소비지출의 18.1%인데, 교육 빈곤층은 소비지출의 28.5%를 자녀 교육비로 사용하는 것.
또 중·고등학생을 둔 교육 빈곤층의 사교육비 부담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전체 교육비의 85.6%를 사교육에 지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교육 빈곤층은 소득보다 가계지출이 더 많아 소득의 22%인 월평균 68.5만원의 가계수지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더불어 가계지출에 포함되지 않는 부동산 대출 상환 등의 기타지출도 소득의 66%에 달했다.
조 연구원은 "국내 가구의 과중한 교육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초·중·등과정의 공교육 내실화와 교육 재정 확충이 지속적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학력 위주에서 벗어나 능력과 직업 개발과정을 활성화하고 고졸 취업자들의 경력개발을 꾸준히 지원할 수 있는 '선취업·후진학' 체계를 조기에 마련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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