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올해 중소법인 공급 자금 대폭 감소
지난해의 80% 수준 불과..3조2000억↓
신한, 6000억 공급..무려 9000억 줄여
우리은행 8000억→7000억·씨티은행 6000억→0원
2012-09-14 16:07:46 2012-09-14 17:56:17
[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올해 국내 은행이 중소법인에 공급한 자금이 지난해의 80%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7월까지 국내은행의 중소법인에 대한 지금공급은 모두 11조9000억원이었다. 15조1000억원이었던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3조2000억원(21%) 줄었다. 
 
자금공급액이 가장 많이 감소한 곳은 신한은행으로 지난해 1조5000억원에서 올해는 6000억원으로 9000억원이나 줄었다. 감소폭은 60%에 이른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금감원 자료는 잔액기준 증가폭으로 회수된 부분도 있다"며 "실제 지원 규모가 줄어든 것은 아니고 신규 대출은 자료보다 훨씬 많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자료에는 개인사업자 대출은 집계가 안돼 있지만 개인사업자도 중소기업으로 봐야한다"며 "7월말 개인사업자 대출이 1조5200억원 수준으로 결코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감소 폭이 가장 큰 곳은 씨티은행으로 나타났다. 씨티은행은 지난해 6000억원을 중소법인에 공급했으나 올해는 전혀 공급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 관계자는 "채권정리 등을 감안한다 해도 순수하게 늘어난 중소법인에 대한 자금공급은 없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의 중소법인 자금공급도 큰 폭으로 줄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모두 8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중소법인에 공급했으나 올해는 1000억원에 그쳐, 무려 87.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도 SC제일은행이 4000억원(-80%), 하나은행이 1000억원(-11%) 가량 중소법인 자금공급 규모를 줄인 것으로 집계됐다.
 
은행의 자금공급이 줄어들자 중소기업들은 자금난을 호소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3일 인천 남동산업단지에서 열린 '중소기업인과의 간담회' 현장에서 중소기업인들은 권혁세 금감원장에게 자금지원을 확대해 줄 것을 요청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중소업체 관계자는 "현행 80~85% 수준인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의 보증비율을 100%로 상향하고,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정책자금을 담보가 필요없는 간접대출로 운영해달라"고 요구했다.
 
또 다른 중소기업 관계자는 "최근 대기업의 협력업체를 위한 자금지원이 축소돼 중소기업의 자금난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며 "중소협력업체를 위한 대기업 자금지원이 더욱 활성화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원장은 "상생보증부대출 활성화를 관계 기관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현재 대기업에만 있는 추천권을 은행으로도 확대하고, 자금수요가 절실한 2·3차 협력업체가 추천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그는 신·기보의 보증비율 확대에 대해서는 "보증기관의 건전성이 저해될 경우 정부재정을 투입해야 하고, 은행의 도덕적 해이가 조장될 수 있다"며 "경제상황이 더욱 악화되는 등 위기상황이 닥치면 제한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밖에 중소기업인들은 은행권의 금융컨설팅 기능을 강화하고 동산담보대출 제도의 담보인정비율을 높여줄 것을 요구하고, 엔화대출로 인한 금융부담 증가에 대한 은행권의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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