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4대강 사업에 대한 입찰 담합을 조사한 공정거래위원회가 2년8개월 동안 담당조사관을 7번이나 교체하며 청와대 관련 내용을 조율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년8개월 동안 담당자가 7번이나 바뀐 것은 공정위 내부에서도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기적(민주통합당) 의원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4대강 입찰 담합 담당 조사관이 7번 교체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11일 밝혔다. 짧게는 1~3개월, 길게는 1년 조사 후 교체한 셈이다.
강 의원은 "22조원을 쏟아 부은 MB 정부의 최대 국책사업인 4대강 사업이 재벌 업체들의 담합으로 수 천억원의 예산이 낭비됐다"면서 "담당조사관 교체는 업무의 연속성과 중요성을 볼 때 공정위가 스스로 업무를 방해한 꼴"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청와대로 보내 발표시기와 수위 등 관련 문제를 조율한 것 같다는 의구심이 든다"면서 "일반직도 아닌 사건 조사관을 청와대로 파견하는 것을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공정위는 비밀을 엄수하고 외압으로부터 담당조사관을 보호해야 하지만, 담당조사관을 1개월 후 총리실로 보내고 3개월 후에는 또 청와대 대통령실로 파견 보냈다는 게 강 의원의 설명이다.
공정위 관계자도 "한 사건의 담당조사관이 일곱 번씩 교체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며 의구심을 표했다.
그는 "자료에서는 4대강 조사와 비슷한 기간이 걸린 담합 조사에서 담당조사관이 7차례 변경된 것이 확인되지 않았다"면서 "5명의 조사관 교체가 집중된 시기가 2011년 초 이후부터 인데 그때 이미 조사를 완료하고 1년이 넘게 조사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 의원은 "이 시기 세부 조사 내역이 공개되지 않고 있다"면서 "공정위는 4대강 입찰 담합 조사에 한 점 의혹도 없이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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