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아름 기자] 앵커 : 오늘 한국은행이 ‘금융안정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금융안정보고서는 우리 경제의 거시 금융안전상황에 대한 평가보고서로 지난 4월 발표된 이후 두 번째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외 경제 여건과 기업의 채무 부담 능력이 6개월 전에 비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자세한 내용 조아름 기자와 짚어봅니다.
조 기자, 우리 경제의 전반적인 금융안정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 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은행들의 건전성과 외환 건전성 등 금융시장의 시스템은 대체로 안정적인 모습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은행의 경우 자산건전성이 다소 악화됐으나 자금조달구조의 안전성이 제고됐고, 수익성도 양호하다는 평갑니다. 다만 기업과 가계의 신용위험이 상승하고 있어 건전성 악화의 우려는 남아있는 상황입니다.
외환 부문도 외환 보유액 증가와 외채구조 개선에 힘입어 견실한 상태를 이어갔습니다.
문제는 국내외 경제상황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먼저 글로벌 경제를 살펴보면 유로존 위기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는데다 미국의 재정절벽 문제까지 대두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여기에 신흥국 경제 성장이 둔화되면서 글로벌 경제의 하방 위험이 증대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경제는 내수와 수출이 모두 부진해 성장 여력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특히 민간소비 위축, 수출여건 악화 등으로 기업들의 타격이 큽니다.
이에 따라 우리 기업들의 채무상환 능력도 6개월 전보다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은행은 세계 경기 둔화와 내수 부진으로 국내 기업의 영업이익률이 하락하고 재무건전성이 전반적으로 악화된 것이 원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가계부채 문제는 어떻습니까?
기자 : 네. 가계부채 증가세는 둔화됐지만 채무자들이 소독이 줄어 상환능력이 낮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저소득층의 상황이 안 좋습니다.
최근 들어 신용등급은 우량하지만 소득 수준이 낮은 가계의 대부업 이용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저소득층의 비은행권에 대한 차입의존도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연소득 2000만원 미만인 대출자의 가계대출 연체율이 2011년말 0.6%에서 2012년 8월말 1.1%로 상승했습니다. 7~10등급에 속하는 저신용 대출자 중에서 신용카드 대출을 연체하거나 임대아파트 임대료를 체납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습니다.
앵커: 부동산 가격이 계속 떨어지는 것도 문제죠? 집값이 하락하면 가계부채 문제에도 악영향을 줄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기자: 네 그렇습니다. 시장참가자의 심리 위축, 미분양주택 누적, 주택 주 수요계층의 인구 감소 등으로 주택가격은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주택가격이 여기서 더 떨어질 경우 금융기관이 채무상환능력이 낮은 대출자에게 대출금 일부를 갚으라고 요구한다면 주택을 처분하려는 사람이 늘어나면서가격이 추가 하락하는 악순환이 나타나게 됩니다.
거기다 자영업자와 하우스푸어는 더욱 궁지로 내몰리게 될 전망입니다. 특히 자영업자 부채는 LTV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 상업용 부동산담보대출 등이 많아 주택가격 이 하락할 경우 취약성이 높아질 가능성도 큽니다.
대출을 받아 집을 구입한 하우스푸어들의 채무상환부담도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더 무거워지고 있습니다.
주택가격 하락으로 LTV비율이 상승하면서 가계의 원금상환부담증대로 인한 추가 부실마저 우려되는데요, LTV 60% 초과대출 비중은 지난 2009년말 11.6%에서 올해 6월말 17.9%까지 늘어난 상황입니다.
한은은 가계부채 문제가 경제의 성장잠재력을 약화시킬 가능성이 있다며 이자부담이 소비와 저축을 억제해 경제 전반의 성장 동력을 제한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다.
앵커 : 참 심각한 문제네요. 이렇게 대출이 부실화되면 은행 재무건전성도 악화되는 것 아닌가요?
기자 : 네 그렇습니다. 한국은행은 기업과 가계의 신용위험이 동시에 높아지면서 국내 은행의 잠재 위험요인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최근 가계와 대기업 대출의 연체율이 튼 폭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중소기업은 2010년 이후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특히 중소기업은 상대적으로 대내외 여건에 취약해 경제가 악화되면 대출을 갚지 못하는 상황까지 내몰릴 수 있습니다. 또 개인사업자 대출의 경우 내수 민감 업종인 음식·숙박업, 도소매업에 집중돼 있어 경기 부진이 계속된다면 급속한 부실화가 불가피합니다.
실제로 IT버블붕괴나 카드사태, 글로벌 금융위기 같은 위기 기간에 임금소비자 소득은 2.1% 늘어난 반면 개인사업자의 소득은 4.1% 감소했습니다. 대내외 충격에 훨씬 취약하다는 얘깁니다.
대기업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조선·해운업, 건설업종을 중심으로 신용위험도가 상승하고 있습니다. 이들 업종에 대한 은행대출은 2005~2008년 사이 급격히 증가했는데 최근 영업실적이 악화되면서 연체율이 가파르게 상승 중입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대부업이나 저축은행, 카드사 등 타업권 신용대출을 함께 이용하고 있는 다중채무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입니다. 경기회복이 지연될 경우 저신용 한계채무자의 부실이 은행권을 넘어 타 금융권에까지 확산될 가능성이 높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