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명정선기자] 미국 재정절벽(Fiscal Cliff)에 대한 두려움이 고조되고 있다. 재정절벽은 각종 세금감면 조치가 종료되고 재정지출이 강제 삭감되면서 뒤따르는 경제적 충격을 말한다.
재정절벽을 피하기 위해 마련된 시간은 두 달도 채 안된다. 하지만 부자 증세를 원하는 오바마 대통령과 지출 삭감을 요구하는 공화당이 팽팽히 맞서고 있어 합의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글로벌 금융기관 JP모건은 재정절벽으로 인한 내년 미국 국내총생산(GDP) 감소 효과는 2.9%에 이른다고 분석했다. 설상가상으로 미국 연방정부 부채는 이미 16조2000억달러로 의회가 승인해준 한도 16조4000억달러를 바짝 근접해있다.
미국 재정절벽을 초래한 근본 원인은 엄청난 재정적자와 과도한 정부지출에 있다. 공화당에서는 재정적자의 원인을 과도한 복지 지출과 잘못된 정책으로 보고 오바마를 공격해왔다.
최근 롬니 공화당 후보의 경제자문역을 맡았던 마이클 보스킨 스탠퍼드 대학교수는 "현재 수준의 재정적자는 오바마의 잘못된 정책이 원인이다"고 비판했다.
◇오바마 탓만 하는 공화당 '적반하장'
하지만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적반하장'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재정적자의 원인은 복지지출이 아니라 과도한 세금 감면과 국방부 예산 확대 즉, 과거 부시 정권의 잘못된 재정예산에 기인한 것이란 주장이다.
로렌스 H서머스 하버드 대학(전 미 재무장관)교수는 최근 한 외신 칼럼을 통해 "무서운 재정절벽 문제를 해결하려면 GDP대비 정부부채 비율을 줄이고 궁극적으로 낮추는 것이 맞다"면서도 "재정적자의 원인이 오바마 정책에 있다는 지적은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
그는 "클린턴 대통령이 퇴임한 2001년 재정수지는 연간 수천억달러 흑자를 기록했으며 이후 충분히 국가채무를 줄일 수 있었다"며 "대규모 재정적자는 부시 정권의 감세조치와 지출 확대에 따른 것"이라고 반박했다.
2003년 이후 대형 감세와 이라크 전쟁,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위한 대규모 군비예산 확충 등으로 대폭적인 재정적자를 기록했지만 이를 상쇄하는 재정지출 삭감 및 세입 확대는 실현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재정건전화에 대해 소극적이었던 것은 다름 아닌 공화당이었다는 주장이다.
그는 "공화당은 줄곧 재정건전화를 외치고 있다"면서도 "지난 2010년 11월 재정적자 감축을 위한 심슨 보울스위원회의 보고서가 2010년 11월에 제출된 시점에서 공화당의 반대에 의해 폐지된 안건이라는 것을 언급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당시 반대를 주도한 것은 폴 라이언 부통령 후보로 공화당이 지출삭감과 세입 확대에 소극적이었던 탓에 합의는 실현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클린턴이 낮춘 부채비율 부시가 끌어올려
실제로 정부의 채무상환능력을 보여주는 국내총생산(GDP)대비 정부부채비율이 본격적으로 상승하기 시작한 시기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재임하던 시기와 맞물린다.
국제통화기금(IMF)통계에 따르면 정부의 채무상환능력을 보여주는 국내총생산(GDP)대비 정부부채비율이 클린턴 재임기간인 1993년~2001년에는 72.42%에서 54.75%로 하락했다.
하지만 부시 W 정권이 들어서면서 상승하기 시작해 이 비율은 2008년 76.14%까지 올라갔다.
물론 2008년 대공황 이후의 최악의 경기침체에 따른 예산지출도 주 요인으로 꼽힌다.
오바마 정부는 경기부양을 위해 정부지출을 늘리면서 GDP대비 정부부채 비율이 지난 2010년 100%를 넘어섰으며 지난해 말 102.93%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이러한 경기침체는 부시 정권에서 시작된 것이란 게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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