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검찰발 악재..권재진 책임론 '대두'
2012-12-05 14:20:38 2012-12-05 14:22:32
[뉴스토마토 최현진기자] 비리검사에 성추문 검사, 사상 초유의 내분사태까지 잇따른 검찰발 악재에 권재진 법무장관의 리더십도 흔들리고 있다.
 
권 장관은 4일 채동욱(53·사법연수원 14기) 대검찰청 차장검사와 최재경(50·연수원 17기) 대검 중앙수사부장을 교체하고, 후임 대검 차장으로는 김진태(60·연수원 14기) 서울고검장을, 중수부장에는 김경수(52·연수원 17기) 전주지검장을 각각 전보 발령하는 인사조치를 단행했다.
 
뒤숭숭한 검찰 조직의 분위기를 수습해보겠다는 조치지만, 검찰 내외부에서는 권 장관도 사태에 책임이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권 장관은 김광준 고검 검사가 비리 의혹에서 한상대 전 검찰총장과 최재경 전주지검장(前 대검 중수부장)의 충돌로 인한 내분까지 이어진 악재 속에서 전혀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초유의 '검란(檢亂)'이 이어질 당시 "흔들리지 말 것"이라며 검찰 조직의 안정을 주문했지만 검찰 내부의 다툼은 극한으로 치달았고 결국 한 전 총장의 사퇴로까지 이어졌다.
 
검찰 내부에서는 사태를 수수방관하고 있던 권 장관의 무능력함과 리더십 부재를 성토하는 분위기가 엿보인다.
 
아울러 단순 인사조치로 이번 사건을 마무리할 것이 아니라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한 중견 변호사는 "각자 기득권을 지키겠다는 움직임이 사태를 여기까지 끌고온 것 아니냐"면서 "권 장관도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권 장관은 취임 초부터 이명박 정부에서 민정수석을 지낸 인물이 정치적 중립성을 지켜야 할 법무부 장관으로 적합하느냐는 비판에 휩싸였다.
 
권 장관은 또 올해 서울중앙지검에서 수사가 마무리된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과 관련해서도 사건 관계자가 법무부 수장으로 있는 것이 적절한가라는 비판과 함께 사퇴요구를 받기도 했다.
 
민주통합당은 검찰 인사조치 후 논평을 내고 "권 장관은 검찰을 이렇게 추락시킨 모든 사태에 대해 책임을 져야할 대상이지 후배검사들의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주체가 아니다"라면서 "검찰의 정치검찰화와 검찰 비리사태, 그리고 검찰 지휘부 내분사태의 책임을 지고 즉각 사퇴해야 한다는 것이 일관된 입장"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잇따른 악재와 비판에도 불구하고 권 장관은 정권이 바뀔 때까지 자리를 지킬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내각을 교체하는 결정을 내리기 쉽지 않고, 검찰 총장이 부재한 상태에서 법무부장관까지 자리를 비울 경우 검찰 조직 추스리기와 대선 정국 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청와대의 현실적인 판단 때문이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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