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새마을금고, 신협, 농협 등 상호금융 예탁금에 대한 비과세 혜택이 또 다시 연장됐다.
지난 1995년 상호금융에 대한 비과세 혜택이 일몰제로 바뀐 이후 무려 일곱번째 기한 연장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는 21일 상호금융의 3000만원 이하 예탁금에 대한 이자소득세를 3년 더 면제하는 내용의 조세특례제한법 일부개정법률안을 통과시켰다.
이에따라 상호금융에 3000만원 이하의 예금이나 적금을 가지고 있는 고객의 경우 오는 2015년까지 14%의 이자소득세를 면제받게 된다.
당초 정부는 비과세 혜택을 올해 말로 끝내고 내년에 5%, 내후년부터는 9%의 이자소득세를 적용하는 등 단계적으로 세율을 늘려간다는 방침이었다.
국회는 정부의 반대에도 서민금융에 대한 세제지원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법안을 통과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저축은행 사태 이후 거의 유일하게 남은 서민금융기관인 상호금융에 대해 이자소득세를 면제해 주는 것이 양극화 해소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비과세 예금이 상호금융 부실화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금융당국은 비과세 혜택 연장을 환영하지 않는 분위기다.
금융위 관계자는 "상호금융 자산규모 증가의 중요한 원인이 비과세 혜택"이라며 "일몰법대로 단계적으로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에는 변함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상호금융의 수신액은 비과세 한도를 2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확대한 지난 2009년 이후 급증했다. 지난 8월말 기준 상호금융의 예탁금은 378조원으로 2008년말(253조원)보다 125조원이 늘었다.
돈이 몰리고 있는 상황에서 연체율도 높아졌다. 지난 8월말 기준 상호금융의 대출 연체율은 4.14%로 1% 초반인 은행권의 4배에 달한다.
비과세 혜택이 연장으로 상호금융에 돈이 추가로 몰릴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금융당국은 상호금융에 대한 감독을 한층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상호금융에 대한 수신제한 장치를 마련하고 모니터링을 실시하는 등 감독을 강화할 것"이라면서도 "비과세 혜택을 폐지하지 않는한 근본적인 대책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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