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우기자] 김용준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이 박근혜 당선자 공약의 변경 가능성을 인정하는 언급을 해 파장이 일고 있다.
서울 삼청동 금융연수원에서 18일 열린 인수위원과 기자들의 환담회에서 김용준 인수위원장은 “나는 인수위가 박 당선자의 공약을 그대로 이행할 것이라고는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날 김 위원장은 브리핑에서 "(공약에 대한) 검토 작업이 진행중인 상황에서 ‘대선 공약 지키지 말아라’, ‘폐기하라’, ‘공약대로 하면 나라 형편이 어려워진다’ 등 공약을 지키지 말라고 주장하는 것은 국민을 혼란스럽게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 말을 대다수 언론에서는 인수위가 박 당선자의 공약을 이행하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해석했다.
그러나 위원장은 환담회에서 “아직 검토 중인 사항에 대해서 성급하게 말하지 말라는 뜻이었다. 공약을 다 지킨다는 말은 없었다. 말을 그대로 받아들여달라”며 수정가능성을 일축했다는 해석을 직접 부정했다.
박 당선자의 공약을 새정부에서 추진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인수위가 공약의 원안 추진 여부를 확신하지 못하면서, 공약 수정 주장은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에서는 대선 이후 민생•복지 공약 축소를 꾸준히 요구하고 있다.
심재철 의원은 “박 당선인의 공약 중 표를 위한 공약도 있다”고 주장했고 정몽준 의원은 “행정부는 공약의 정신을 살릴 수 있도록 현실적인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정부부처에서도 박 당선자의 공약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복지부와 국방부는 각각 노인 기초노령연금을 월 20만원으로 올리는 공약과 군인 복무기간을 18개월로 단축하는 공약에 대해 재원이 부족하다는 의견을 인수위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인수위 내부에서 ‘4대 중증질환 100% 보장’ 공약에서 간병비를 빼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인수위도 박 당선자의 공약이 중복되거나 지나치게 포괄적이지 않은지 점검하겠다고 밝혀, 인수위가 공약을 수정할 것이라는 예상을 뒷받침했다.
이날 환담회는 인수위의 ‘불통’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열린 것으로 보인다.
약 30분 동안 김용준 위원장, 진영 부위원장을 포함해 인수위 간사들이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김 위원장은 모두 발언에서 “앞으로 인수위는 결정사항을 최대한 빨리 공개해, 국민과 소통이 원활하게 이뤄지면서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인수위 환담회 모두발언 중인 김용준 인수위원장(가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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