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시장에서 철저하게 외면 받던 강남구 개포주공에 계절의 변화와 함께 진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오매불망 기다리던 매수자가 나타났지만 이번에는 매도자들이 온데간데없다. 매수자의 가격 흥정에 매도자는 주도권을 쥐고 가격을 올리며 한발 도망가는 모습이 눈에 띈다. 가격 상승세와는 다르게 거래가 부진한 이유다.
20일 개포주공 중개업계 등에 따르면 개포주공 아파트 매도 호가는 올들어서만 1억원 정도 상승했다.
지난 해 말 7억~7억1000만원 선에 거래되던 개포주공1단지 50㎡는 최근 8억원을 넘어섰다. 개포시영 63㎡는 6억9000만원에서 8억원 선으로 급등했다.
개포주공은 각 단지마다 재건축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의 부동산규제 완화 기대감에 매도자들이 호가를 올리며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특히 시장주의자로 알려진 서승환 연세대학교 교수의 국토교통부 내정 소식은 집주인들의 기대감에 불을 붙였다.
채은희 개포공인 대표는 “1단지는 다음달 정도 정비구역고시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점차 사업속도가 붙고 있고 이번 장관 내정에 매도자들의 기대감이 높은 편이다”고 말했다.
◇개포주공1단지
이처럼 사업 가속도와 시장친화적 정부의 집권 임박에 매도자들은 기대감을 선반영하며 가격을 끌어 올리고 있지만 매수자들의 추격세는 힘이 없다.
매도자들과 달리 여전히 불투명한 시장 전망을 이유로 보수적으로 가격을 책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대감이 강한 매도자와 불안한 매수자 간의 거리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으며 거래가 무산되는 사례가 빈번하다.
채 대표는 “불과 1000~2000만원 차이에 거래가 무산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며 “크지 않은 차이지만 매도자들이 강보합을 고수하는 반면 매수자는 시장에 대한 불신을 가격에 반영해 실제 거래는 쉽지 않다”고 상황을 전했다.
한편, 현장 전문가들은 개포주공의 상승 여력은 거의 소진된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현재 전반적인 시장 상황을 고려했을 때 현재 개포주공의 매매호가는 고점에 달했다는 분석이다.
여전히 수도권 부동산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를 벗어나지 못한 상황에서 개포주공에서만 일어나는 국지적 현상에 불과해 추가 상승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개포주공 1단지 ㅈ공인 대표는 “기대감이 빠르게 반영되며 요즘 보기 힘든 상승세를 탔지만 여기까지인 것 같다”며 “시장이 전체적으로 활기를 찾으며 모르겠는데 현재는 개포만의 나홀로 상승이라 힘이 조금 부족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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