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미애기자] 고 노무현 前대통령에 대한 사자(死者)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기소돼 1심에서 실형을 선고 받고 법정구속된 조현오 전 경찰청장의 보석 허가 사유에 대해 법원이 '경찰 전체의 명예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고 밝혔다.
2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2단독 장성관 판사는 조 전 청장의 보석 허가 결정문에서 "공소사실에 대한 피고인의 입장이 당초에는 '자신이 공표한 사실이 진실한 사실이므로 무죄가 선고돼야 한다'는 입장에서, '설사 허위더라도 피고인으로서는 진실로 사실로 믿고 적시했으므로 무죄'라는 입장으로 확대됐는데, 이에 대해 1심에서는 실질적인 공방이 이뤄지지 않았다. 또 피고인이 1심 판결 직후 자신에게 정보를 전달한 사람들의 증언을 통해 피고인의 무죄 주장을 뒷받침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소사실의 피해자는 전직 대통령과 영부인으로 사안이 중대하나, 당시 이 사건 피해자들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진행되고 있었다"며 "피고인 또한 우리나라 경찰의 수장을 역임한 사람으로 사안의 실체 여하에 따라 경찰 전체의 명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이고, 유죄판결이 확정되기까지는 헌법상의 무죄추정원칙에 따라 방어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해 피고인에 대한 보석을 허가한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이와 함께 조 전 청장의 보석보증금을 7000만원으로 하고, 거주지를 현재 살고 있는 아파트로 제한했다. 또 조 전 청장이 외국에 나갈 경우 법원의 허가를 받기로 한다는 내용의 서약서를 작성해 재판부에 제출하는 조건도 포함됐다.
지난 22일 조 전 청장은 1심 사건을 심리한 형사12단독부에 보석 신청서를 제출했다
조 전 청장은 서울경찰청장으로 재직중이던 2010년 3월 경찰관을 상대로 한 내부 강연에서 "노 전 대통령이 무엇 때문에 사망했나. 뛰어내리기 전날 거액의 차명계좌가 발견되지 않았느냐"고 발언해 같은해 8월 노 전 대통령 유족들로부터 고소·고발당했다. 검찰은 지난해 9월 조 전 청장을 고인에 대한 사자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기소했다.
앞서 1심은 조 전 청장에게 징역 10월 선고하며 법정구속했고, 조 전 청장은 항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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