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효정기자] 4월 들어 환율의 움직임이 큰 폭으로 오르내리고 엔화 약세가 급격하게 진행되면서 환율 변동성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환율이 상승·하락의 뚜렷한 방향성을 잡기가 힘들어 상하단이 막힌 장세가 형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뚝’ 떨어진 환율..상승·하락 요인 혼재
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5.3원 내린 1115.2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8일 종가기준으로 8개월 만에 1140원대를 돌파하면서 연중 최고치 기록을 갈아 치운지 불과 일주일 만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원·달러 환율이 그동안 북한 리스크 등 급등을 이끌었던 상승 요인들이 희석되면서 되돌림이 진행됐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 등 중공업체들의 잇따른 수주소식에 환헷지 통한 달러 선물환 매도 물량이 대거 유입되면서 환율은 내림세를 이어갔다.
미국 재무부가 12일 발표한 반기 환율 보고서를 통해 일본의 공격적인 양적완화 정책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점도 심리적으로 매수 개입을 제한해 하락압력으로 작용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대기하고 있는 수출업체의 네고 물량과 은행권의 롱스탑 물량의 유입이 예상되지만 상품가격의 하락·북한 리스크 등 상승요인도 남아있는 상황”이라며 “아직 방향성을 한쪽으로 잡기에는 무리가 있어 변동성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G20회의 “엔저, 단기간 조정 가능하나 방향 선회는 글쎄”
엔화 동향 역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100엔을 목전에 뒀던 달러·엔 환율은 3일 연속 하락해 약세 추세가 한풀 꺾이긴 했지만, 여전히 90엔 후반 레벨을 유지하고 있어 엔저에 대한 경계가 여전한 상태다.
엔·원 재정환율 또한 급격한 엔화 약세로 인해 작년 6월부터 최근까지 25%정도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7일부터 개최되는 G20 회의에 참석해 양적 완화의 부정적 파급 효과를 최소화하기 위한 우려의 목소리를 낼 계획이다.
이번 G20 회의에서 선진국의 양적완화 부작용과 환율이슈 등에 대해 논의될 예정이지만 전문가들은 엔화 약세 추세를 다른 방향으로 돌리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홍석찬 대신경제연구소 연구원은 “그간 일본의 양적완화 정책을 옹호하던 미국이 입장을 선회하면서 국제사회의 엔화 약세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엔화 약세가 단기간에 조정을 받을 수 있겠지만 엔화 약세의 방향성 자체를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 연구원도 “G20 회의에서 국제사회의 엔저에 대한 압박이 더해져도 달러·엔 환율의 추세의 큰 그림 자체를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며 “다만 달러·엔 환율의 100엔 안착은 힘들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