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조선사 ‘불황속 약진’..1분기 선박 수주량 2011년 이후 최대
일부 대형조선사 시장 참여로 저가수주 경쟁 심화
2013-05-02 14:55:08 2013-05-02 17:20:25
[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글로벌 경기침체로 대형 조선사들이 하나같이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가운데 국내 중소 조선사들이 올 1분기 2011년 이후 최대의 실적 개선을 보여 배경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현대중공업(009540), 대우조선해양(042660), 삼성중공업(010140) 등 국내 3대 대형조선사를 제외한 성동조선해양, SPP조선, 대한조선, 신아에스비, 대선조선, 신안중공업, 세광조선, 21세기조선 등 8곳이 중소 조선사에 해당한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중소조선산업 2013년도 1분기 동향’에 따르면, 국내 중소 조선사의 1분기 수주량은 60만1000CGT로 2011년 1분기(76만4000CGT) 이후 최대치를 보였다.
 
 
전년 동기 2만4000CGT에 비해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물론 지난해 1분기에는 단 1척의 수주에 그치는 등 업황 침체의 직격탄을 맞았다. 같은 기간 수주액은 9억3000만달러로 집계됐으며, 수주잔량은 319만CGT를 기록하며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가 멈췄다.
 
1분기 중소 조선사의 호실적은 석유제품운반선 등 중소형 탱커가 견인했다. 성동조선해양은 지난 3월 그리스 알씨온사와 마마라스사로부터 벌크선 10척(옵션 3척 포함)을, SPP조선은 1분기에 3만∼5만톤급(MR·Medium Range) 탱커선 15척을 수주했다.
 
하지만 이같은 수주량 급증에도 전문가들은 “아직까지 침체를 벗어난 수준은 아니다"며 "본격 회복국면이라고 단정하기 이르다”고 판단했다.
 
국내 중소 조선사 중 성동조선해양과 SPP조선 두 곳에 수주량이 몰려 있는데다, 중소 조선사들이 강점을 보이는 탱커의 선가와 벌크선 운임이 하락세에 있다는 점이 우려 요인이다.
 
40K PC 탱커(석유화학제품운반선)의 경우 전 분기 대비 선가가 1.5% 하락했다. 다만 친환경 설계를 통한 중형 탱커의 연비 절감 효과가 두드러지면서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는 선가가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분기 벌크선 운임지수(BDI)는 평균 796.4로 전 분기 대비 16.4% 하락했으며, 중국의 철광석 운송수요가 둔화되고 신조 선박이 다량 공급되는 등 수급 악화가 지속되면서 단기간 내에 BDI가 개선되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 견해다.
 
아울러 일부 대형 조선소들이 중소형 탱커 수주에 참여하면서 중소 조선소들이 저가로 수주에 임해야 하는 점도 문제로 꼽혔다. 발주량은 증가하지만 다른 선종의 시황이 살아나지 못해 수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가격 경쟁 또한 한층 심화됐다는 설명이다. 이는 결국 저가 수주에 이은 수익성 악화를 낳는 원인이 된다.  
 
양종서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아직은 선가가 바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만큼 무리한 저선가 경쟁보다는 필요한 일감을 확보하는 자세가 바람직할 것”이라며 “2015년에는 고연비선박 투자수요가 본격화되고 전반적인 발주 물량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가격 상승도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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