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승원기자] 증권사들이 해킹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뉴스토마토 자료사진
일부 은행과 주요 방송사의 전산망이 마비되는 초유의 상태가 발생한지 한 달이 시간이 지났지만, 혹시 모를 해킹 공격에 대비하기 위함이다.
금융당국의 금융회사 내부 업무망과 인터넷망 분리 추진에 발맞춰 해당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은 물론 직원들의 인터넷 사용에 제한을 거는 등 각종 안전장치 마련에 분주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러한 안전장치가 업무의 효율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금융당국, 금융사 업무망-인터넷 분리 추진
금융당국이 금융회사의 정보통신(IT) 보안 강화에 나섰다.
지난달 30일 금융위원회는 '금융전산 보안 TF' 1차 회의를 열고 금융권 IT보안 전반에 대한 종합적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먼저 금융당국은 금융회사 내부 업무망에 대해 인터넷을 차단키로 했다. 현재 일부 금융회사들이 자율적으로 업무망과 인터넷망을 분리해 운영중이지만, 이를 모든 금융회사에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결국, 금융회사 내에서는 업무 외에 인터넷 접속을 제한해 내부정보 유출을 사전에 차단한다는 것.
아울러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 제도 등 금융IT 보안인력 및 조직 역량 강화, 금융IT 검사감독 내실화, 금융회사 IT분야 내부통제 강화 방안도 추진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번 TF는 매월 개최하되, 필요시 수시회의를 소집하기로 했으며 TF에서 논의된 개선안을 반영해 6월중에 ‘금융전산 보안 강화 종합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라며 "TF와는 별개로 금융업권별 IT보안담당자 및 IT전문가와 수시로 실무회의를 통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종합대책에 반영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증권사, 망분리 작업 한창..직원 인터넷 사용 제한
금융당국의 IT 보안 강화 추진에 발맞춰 증권사들도 분주한 모습이다.
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재 하나대투증권, 하이투자증권,
우리투자증권(005940),
메리츠종금증권(008560) 등 일부 증권사들은 내부 업무망과 인터넷망을 분리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우리투자증권은 해당 작업을 오는 8월에, 메리츠종금증권은 9월에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LIG투자증권은 현재 IT본부만 내부 업무망과 인터넷망이 분리돼 있지만, 이를 전사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망 분리에 이어 직원들의 인터넷 사용에도 제한을 두는 방침을 시행하는 증권사도 잇따르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지난 3월 전산망 대란 이후 게임, 불건전, 웹하드, P2P, 동영상, 악성코드 등과 관련한 비업무용 사이트와 IP를 차단하고 있다. 또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해당 리스트를 업데이트 하고 있다.
대신증권(003540)도 오후 10시 이후 회사 내에서 사용하는 인터넷망을 차단하고 있다. 아울러 유해한 사이트는 회사 내에서 접속 자체를 불가능하게 조치했다.
우리투자증권 역시 야간과 주말에 인터넷을 전면 차단하고 있으며, 향후 주간에도 비업무 사이트는 전면 차단할 예정이다.
회사 내부 업무망과 인테넷망이 분리된 현대증권은 직원들에게 따로 인터넷 접속 제한을 두지 않고 있지만, 야간시간(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에는 외부 인터넷망과 단절하는 사용제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망 분리·인터넷 제한 등으로 업무 효율성 감소 우려"
지난 3월 전산망 대란에 따른 해킹 방지 지침에 대다수 증권사 직원들은 취지에 공감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전산망 분리와 인터넷 사용에 따른 사용 신청서 작성 등으로 업무의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인터넷망과 내부망을 분리해 사용할 경우 대외 기관과의 업무 소통이 수시로 필요할 때 내부망에 있는 자료를 인터넷으로 다시 연결해 외부에 전송해야 하는 불편함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인터넷 사용이 가능한 PC를 공용으로 지정해 사용하는 방법도 있다"며 "하지만, 이러한 경우에도 업무의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은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도 "망 분리로 인해 인터넷을 이용한 작업이 정해져있는 PC를 사용하게 돼 외부와 자료를 주고 받을 때 파일을 옮기고 받아야 하는 부분이 생긴다"며 "이로 인해 업무처리의 속도가 느려지고, 귀찮아지는 불편이 생길 것"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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