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다음달부터 저축은행에서 나대지 등을 담보로 대출을 받을 때 지상권 설정과 관련된 비용을 저축은행이 부담하게 된다.
또 대여금고 이용계약을 중도해지할 경우 선취수수료도 돌려받을 수 있게 된다.
금융감독원은 27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이같은 내용의 저축은행 금융거래 표준약관 개정안을 다음달 1일부터 전면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우선 지상권 설정과 관련한 주된 비용을 저축은행이 부담토록 했다.
지상권은 타인의 토지에 있는 건물이나 수목 등을 소유하기 위해 그 토지를 사용하는 권리다. 금융회사는 나대지 등을 취득할 때 건물신축 등에 따른 담보가치 하락을 방지하기 위해 통상 지상권을 함께 설정해왔다.
하지만 현재는 지상권 설정 비용을 채무자와 설정자, 채권자 등의 협의해 부담토록 하고 있어 전체 저축은행 92개사 중 3분의1에 달하는 27개 저축은행에서는 이를 고객에게 부담해왔다.
지난해말 기준으로 이들 27개사의 지상권설정 추정비용은 약 29조6000억원으로 이를 저축은행에서 부담할 경우 고객 1인당 180만원의 지상권설정 비용을 아낄 수 있다.
이기연 부원장보는 "은행과 상호금융 등에서는 지난 2011년 8월 근저당설정비용을 금융회사가 부담토록 할 때 지상권설정비용도 함께 부담하도록 개선했다"며 "이번 개정을 통해 저축은행의 약관도 은행 및 상호금융과 유사한 수준으로 개선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부원장보는 "저축은행이 지상권설정 비용을 부담하게 됨에 따라 금리나 수수료를 인상해 이를 소비자에게 전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을 수 있다"며 "불합리한 금리·수수료 인상을 통해 비용을 전가하지 않도록 지도·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여금고 이용과 관련한 약관조항도 개선됐다.
그 동안은 고객이 대여금고 등에 대한 이용계약을 중도 해지할 경우 저축은행은 선취수수료를 반환하지 않았으나 앞으로는 잔여일수에 해당하는 금액을 반환해야 한다.
또 대여금고 약정기한이 만료된 후 장기간 계약을 갱신하지 않았을 때 저축은행이 임의로 입고품을 처분하거나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하던 조항을 개선해 고객에게 등기우편을 통해 반드시 통지하도록 했다.
이자나 할인료, 보증료 등의 여신거래 계약내용은 상품설명서 및 인터넷홈페이지 등을 통해 사전안내토록 했고 약관을 변경할 경우에는 인터넷홈페이지 등에 미리 1개월간 게시토록 했다.
이 밖에도 고객이 주소 등의 변경사항을 알릴 때에도 서면신고 외에도 전화·팩스·기타 전자적 수단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고, 저축은행과 고객이 소송을 진행할 때 저축은행 소재지 지방 법원 뿐만 아니라 고객의 주소지 법원의 법원도 관할법원으로 정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