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희 전 원주 동부 감독. (사진=KBL Photo)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프로농구 승부조작 혐의로 구속 기소된 강동희(47) 전 원주 동부 프로미 감독에게 검찰이 징역 2년과 추징금 4700만 원을 구형했다.
강 전 감독에게 브로커를 통해 돈을 제공하고 승부조작을 제의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전주(錢主) 김모(33) 씨에 대해서는 징역 4년이 구형됐다.
18일 의정부지법 형사9단독 나청 판사의 심리로 열린 강 전 감독과 김 씨에 대한 결심 공판에서 박성민 검사는 강 전 감독에게 징역 2년에 추징금 4700만원을 구형하며 "경기에 임할 때 (승부조작 제의 브로커에게) 돈을 받고 임한 것을 승부조작이 아니고 뭐라고 하겠느냐"며 "피고인은 승부조작을 약속하고 한 경기당 1500만원의 거액을 받은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실제 경기에 졌기 때문에 승부조작이 아니'라는 상식 밖의 주장을 펼치고 있다. 법은 상식에서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날 혐의가 있는 프로농구 4경기 영상을 법정에서 상영, 강 전 감독에게 경기와 인터뷰 내용 등을 상기시키며 피고인 심문을 진행했다.
베이지색 수의 차림으로 법정에 온 강 전 감독은 "당시 (돈을 받는 것을) 경솔하게 생각한 것은 맞지만 승부조작한 것은 아니다"란 기존 입장을 재차 밝혔다.
지난 2011년 3월 2회에 걸쳐 각각 700만~1500만원을 받은 사실을 인정했으나 승부조작 청탁을 받지는 않았다고 검찰의 질문에 맞선 것이다.
하지만 검찰이 조목조목 반박하자 "(승부조작을) 어느 정도는 짐작했다. 정보를 알려준다고만 생각하고 심각하게는 고민하지 않았다"면서 "당시에는 정보제공 대가로 돈을 받았다는 생각을 못했지만, 지금 생각하면 대가가 맞다"며 사죄했다.
강 전 감독은 내내 긴장한 태도로 재판을 받다가 최후진술 당시에는 끝내 눈물을 보였다. 강 전 감독은 "이 자리에 선 것이 한없이 부끄럽고 농구인, 농구 팬들에게 모두 죄송하다"며 "앞으로 남은 삶은 사회에 빚을 갚는 봉사를 하며 살겠다"고 재판부에 선처를 호소했다.
박 검사는 "개인적으로 강 전 감독을 존경했지만 이 사건에서만은 아니다"라며 "평생을 '프로스포츠 사상 처음 승부조작을 한 감독'이란 사회적 형벌을 안고 살아야 하는 점을 참작하지만 피고인의 사회적 위상을 감안할 때 그 책임은 피할 수 없다"고 구형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강 전 감독은 지난 2011년 2월 26일과 3월 11·13·19일 등 정규리그 4경기에서 브로커들에게 경기당 700만~1500만원, 총 4700만원을 받고 주전 대신 후보를 기용하는 방식으로 승부를 조작한 혐의(국민체육진흥법 위반)를 받고 있다.
강 전 감독에 대한 선고 공판은 다음달 8일 오전 9시 50분 의정부지법 3호 법정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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