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재욱기자] 법원이 조현오 전 경찰청장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차명계좌 발언과 관련해 2009년 차명계좌를 수사했던 대검 중수부 수사관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1부(재판장 전주혜)는 23일 조 전 청장에 대한 공판에서 조 전 청장측의 요청을 받아들여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 차명계좌 수사 당시 자금추적을 담당했던 수사관 출신 이 법무사는 증인으로 채택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항소이유서에서 차명계좌 사실확인의 출처로 언급한 3명 가운데 한 명인 이 법무사를 증인으로 불러 진술을 들어볼 필요는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조 전 청장 측이 이 법무사와 함께 이인규 대검 중수부장을 증인으로 채택하겠다는 신청은 "사회적 논란을 야기할 우려가 있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노 전 대통령 차명계좌 수사책임자인 이 전 부장과 세 차례 통화했다는 이유로, 이 전 부장을 법정에 불러 수사 내용을 밝히도록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설명했다.
앞서 조 전 청장의 변호인 측은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하기 전까지 대검 중수부에서 손발 놓고 있었을 리 없다"며 "수사를 총괄 지휘한 이 전 부장과 자금 추적을 담당한 수사관 출신 이 법무사를 법정에 증인으로 세워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대검 중수부가 어떤 내용을 수사했는지 확인하면 간단한 일인데, 검찰이 협조하지 않고 있다"며 "당시 중수부는 노 전 대통령 구속 여부를 두고 영장이 기각되지 않을 정도로 수사를 진행해 영장을 청구한다는 입장이었다"고 주장했다.
중수부가 노 전 대통령의 차명계좌 흔적을 포착했으므로, 조 전 청장의 발언이 허위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에 검찰은 "이 전 부장과 이 법무사의 언론 인터뷰를 보면 피고인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는 점이 이미 밝혀졌다"며 "이미 제출된 객관적 자료와 수사 내용이 있는데 추가로 무엇을 묻겠다는 건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증인 신청이 늦은감이 있어 다음 기일에 이 법무사가 증인으로 출석하지 않아도 재판을 종결할 것"이라고 밝혀 다음 공판기일인 27일에 결심할 것을 분명히 했다.
한편 이날 법정에서는 재판 말미에 중년 여성이 "노무현 차명계좌가 조세피난처에 있다"며 소란을 피워 재판부가 퇴정을 명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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