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세연기자] 증시가 좀처럼 회복국면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상반기 투자처를 찾던 자금이 기업공개(IPO) 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하지만, 안정적 투자수익보다 단순한 자금운용 측면에서 접근하는 것이어서 IPO 시장의 회복을 점치긴 어렵다는 분석이다.
◇IPO시장 청약경쟁률, 전년比 ↑.. '기대할까?'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까지 신규로 상장을 진행했거나 수요예측을 마치고 상장을 기다리는 기업은 총 17개다.
이들 기업의 평균 수요예측 경쟁률은 259대 1로 지난해 같은기간 평균인 210대 1을 앞지르고 있다. 전년대비 23.3% 가량 높아진 수치다.
대부분 자산운용사와 기관들이 참여하는 수요예측은 공모주식의 희망가격 범위에 대해 기관 투자자들이 참여해 최종 공모가격을 산정하는 과정이다. 따라서 경쟁률이 높다는 것은 많은 기관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대규모 투자자들이 상장 기업의 안정성과 성장성을 어느정도 인정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어 상장 초기 흥행을 예측하는 잣대가 되고 있다.
올해 신규 상장사중 수요예측을 통해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기업은 412대 1을 기록한
지디(155960)다.
지난해 같은기간동안 청약 경쟁률 400대 1을 넘은 곳이 단 한곳도 없었던 것과 비교하면 신규 발행시장에 대한 기관의 관심이 크게 개선된 셈이다.
◇기관투자자, 일단 뛰어들었지만..'별 관심없어'
IPO 발행시장에서 상장 이전 기관들은 대부분 단기적 투자처 차원에서 신규 상장 기업에 대한 청약에 나선다.
기관들은 상장 전 공모를 통해 수요예측 가격으로 투자한 뒤 상장 첫 날 시초가와의 차이를 통해 수익을 확보한다. 따라서 높은 청약 경쟁률은 IPO 흥행과 투자가치 높은 기업임을 반증하는 것으로 평가돼왔다.
실제 기관 청약 경쟁률이 높은 경우 일반 투자자들의 청약 경쟁률 또한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최근의 경우만을 놓고 보면 실제 IPO 시장이 매력적인 투자처로 떠올랐다고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진단했다.
일단, 박스권 장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증시를 이끌던
삼성전자(005930)와
현대차(005380) 등의 대장주의 부진탓에 뚜렷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운용사들이 남아도는 자금을 순환시키기 위한 창구로 활용한다는 진단이다.
공모주 펀드의 경우, 펀드 구성자금의 20%가량을 공모주에 투자하기에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IPO 청약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청약규모는 3186억원에 그치며 5058억원에 달했던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훨씬 시장규모가 줄어든 상황이기 때문이다.
익명의 IPO 전문가는 "현 시장상황에서 많은 운용자금을 갖춘 기관들이 새로운 대안으로 신규 상장사에 대한 투자에 나서는 것일 뿐"이라며 "시장이 호조세로 돌아설 경우, 높은 공모시장의 청약률이 유지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대어(大漁)가 없는 상황에서 울며 겨자먹기식의 투자에 나설 뿐이란 지적이다.
또 다른 관계자도 "하반기 현대로템의 신규 사장 시점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코스피 시장 진출 기업은 1~2곳에 그치고 있다"며 "청약 규모가 큰 코스피시장의 신규 상장이 부진한 상황에서 실제 IPO 시장 자체에 대한 전망이 밝다고 볼 수 없다"고 진단했다.
◇2013년 IPO 기업 청약경쟁률 추이
(자료 = 금융투자업계, 한국거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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