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조선해양, 신용등급 또다시 '강등'
2013-08-09 15:15:58 2013-08-09 15:52:21
[뉴스토마토 박승원기자] STX조선해양(067250)의 신용등급이 또 다시 추락했다.
 
(사진=뉴스토마토)
 
글로벌 조선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영업수익성이 저하되고 있는데다 차입금 확대와 영업실적 둔화로 재무안정성도 악화되면서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된 것.
 
9일 국내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 한국신용평가는 STX조선해양의 제 18, 22, 28회 무보증사채의 신용등급을 기존 BB-에서 'B+'로 내렸다.
 
다만, 채권은행단과의 '자율협약 양해각서(MOU) 체결을 통해 일정 수준의 유동성 대응 능력은 확보한 것으로 판단해 '하향검토(watchlist)'를 해제하고, 등급전망을 '안정적(Stable)'으로 부여했다.
 
같은 날 나이스신용평가도 STX조선해양의 단기신용등급을 'B-'로 평가하고, 지난 6월 등재한 '하향검토 등급감시(Credit watch)'를 유지했다.
 
이는 글로벌경기 부진에 따른 조선업황의 장기 침체로 영업실적이 악화되고 있는데다 향후 수주가 불투명하다는 전망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지난 2009년 일시적인 일부 선종에서 수주여건 개선 등 회복조짐을 보이기도 했으나, 2011년 이후 유럽의 재정위기와 중국의 성장둔화 전망 등으로 선박수요가 감소하고, 선박금융이 경색되면서 수급여건이 재차 위축돼 조선경기의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올해 6월말 기준 STX조선해양의 수주잔고는 약 92억5000만달러 수준으로 2년 이상의 건조량을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2009년 이후 연간 건조량에 미치지 못하는 신규 수주로 인해 수주잔고가 지속적으로 감소해 수주잔고를 기반으로 한 사업안정성은 저하추세에 있다는 진단이다.
 
노재웅 한국신용평가 연구위원은 "지난해 STX조선해양은 신규 수주를 49억달러 규모로 대폭 늘리고, 해양플랜트 등 기타선종 비중을 높여 영업기반을 확충하려 했다"며 "하지만, 지난 4월 자율협약 신청으로 대외신인도가 하락하면서 올해 상반기 수주실적은 8억달러 머물렀다"고 설명했다.
 
노 연구위원은 "지난 2009년 이후 수주한 저선가물량이 매출에 반영되면서 지난해 3분기부터 매출총손실이 발생했고, 올해 1분기에도 적자가 지속되는 등 저조한 수익성을 보이고 있다"며 "향후에도 당분간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이영규 나이스신용평가 선임연구원도 "STX조선해양은 지난 2010년 이후 큰 폭으로 하락한 선가로 수주된 선박의 건조가 본격화됨에 따라 2011년 이후 회사의 매출액과 영업수익성이 빠르게 저하되고 있다"며 "조선업계 전반적으로 업황 침체에 따른 수익성 저하가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하락한 선가가 최근까지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 점과 상반기 저조한 수주실적을 고려할 때 중단기적으로 영업수익성의 개선은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 차입금이 확대되고 있는데다 업황 저하에 따른 대규모 손실 발생 등으로 재무안정성이 악화된 점도 신용등급 강등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STX조선해양은 지난 2009년 이후 장기간 잉여현금흐름상 부족자금 발생이 지속돼 왔으며, 부족자금의 대부분을 외부차입을 통해 대응하면서 순차입금 규모가 확대됐다.
 
올해 1월 STX OSV 매각에 따른 차입금 상환에도, 지난 3월말 기준 순차입금 규모는 2조1400억원, 연결기준 3조3255억원으로 늘었다.
 
또한, 지난해와 올해 1분기 조선업업황 저하에 따른 대규모 손실발생으로 자기자본 규모도 크게 줄었다. 올해 3월말 기준 부채비율은 별도기준 771.5%, 연결기준 1502.7%까지 확대되는 등 재무안정성이 악화됐다.
 
노 연구위원은 "추가적인 매입채무 관리나 선수금 유입은 상대적으로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최근 수주분의 상당수가 헤비 테일(Heavy Tail : 최초 계약금을 지불한 이후 선박을 인도할 때 잔액을 몰아주는 거래) 방식으로 회수될 것으로 예상돼 향후 운전자본 소요는 다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이어 "지난 4월 자율협약 신청 후 채권은행들의 신규자금 지원으로 유동성 부담이 일부 경감됐으나, 선박건조에 필요한 운전자본, 회사채 만기도래 등에 따라 자금부담이 일정수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며 "자율협약의 진행상황에 따라 재무안정성은 크게 영향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채권금융기관의 공동관리 신청으로 단기유동성 위험은 완화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이 선임연구원은 "STX조선해양은 지난 4월 유동성 위험의 급격한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채권금융기관공동관리(자율협약)를 신청했으며, 주채권금융기관의 동의로 지난 4월8일 이후 세 차례에 걸쳐 8500억원 규모의 자금지원이 단행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지난 7월 말 채권금융기관과 경영정상화계획 이행 약정(자율협약)을 체결한 가운데 해당 약정에는 협약금융기관으로부터 2조원 내외의 신규대출 지원과 협약금융기관 무담보채권 6993억원의 출자전환 등이 포함돼 있다"며 "이에 따라 차입부담이 감소하고, 회사채 상환재원이 일정 수준 확보되는 등 단기적인 자금운용 부담이 상당부분 완화됐다"고 판단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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