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포럼(WEF) 주최의 연례 다보스포럼이 28일 닷새 간의 일정에 돌입한 가운데, 개막 첫 날부터 포럼에 참석한 주요 인사들은 올해 세계경제의 성장 전망에 대해 앞다투어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새로운 경제시대'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포럼의 첫 토론세션에서 스티븐 로치 모건스탠리 아시아 회장은 올해 세계경제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위축될 전망이라면서 "우리는 글로벌 경제가 직면한 도전들을 과소평가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로치 회장은 "세계경제 성장률이 약 2.5%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재정 부양책으로 재도약이 시작될 것이라는 기대는 망상"이라고 지적했다.
로치 회장은 또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이 중국에 위앤화의 평가절상을 촉구한 데 대해 "침체 상태에서 자발적으로 자국의 통화가치를 높이는 나라를 본 적이 없다"면서 "그 것은 경제적 자살이며, 소름 끼치는 조언"이라고 지적해 눈길을 끌었다.
저스틴 린 세계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세계는 예상보다 긴 침체에 빠져 있고, 은행들에 자본을 투입한다고 해서 침체를 회복시킬 수 없을 것"이라면서 "상호 협의.조정을 거쳐 충분할 정도의 대규모 재정 부양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가이트너 장관의 위앤화 평가절상 요구에 대해서도 "위앤화 평가절상을 가속화하는 것은 중국의 성장에 악재가 될 것"이라며 로치 회장의 견해에 동조했다.
또한 `글로벌 불균형의 뼈아픈 교훈들'이라는 주제의 토론세션에서도 하워드 데이비스 LSE(런던정경대학) 학장은 "상황은 훨씬 악화되고 있다는 비즈니스 서베이 결과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면서 전망이 아주 어둡다고 우려했다.
다보스포럼에 참석한 도날드 카베루카 아프리카개발은행(AfDB) 총재는 이날 작년 11월 발표에서 당초 6.5%에서 5%로 하향조정했던 2008년도 아프리카 경제성장률이 수출 및 내수의 급감으로 다시 4%까지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카베루카 총재는 "천연자원과 농작물 모두에서 수요가 급격히 감소하고, 추출산업에서조차 투자가 아주 빠르게 둔화되는 등 조짐들이 매우 좋지 않다"면서 "국제수요에 의존하는 부문들은 급속히 위축되고 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그는 "현 시점에서 침체라는 단어는 지나치지만 둔화는 분명하다"면서 "국내총생산(GDP)이 약 5%에 그칠 것으로 보이며, 3% 밑으로 내려간다면 그 것은 경제가 인구증가율 밑으로 성장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개도국에 대한 선진국의 원조와 관련해서는 "선진국들이 광범위한 구제금융 조치에 나서면서 상대적으로 개도국에 대한 원조가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아프리카는 2010년까지 선진국들이 약속한 원조를 받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카베루카 총재는 "세계는 현 위기가 글로벌 문제인데도 불구하고 국가적 해결책을 찾고 있다"고 비판한 뒤 "글로벌 해결책을 찾아야만 하며, 그러한 글로벌 해결책에는 신흥시장들을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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