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미연 기자] 지난 한 달 간 국내 증시는 다시 한 번 대외 변수들에 휘말렸지만 여타 신흥국 증시와 차별화를 보이며 강한 내성을 발휘했다. 9월 증시를 앞두고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위기 속에서 더욱 부각을 나타낼 것으로 진단했다.
주식시장에서 9월은 대체로 부진한 수익률을 보여왔다. 미국의 예산회기가 종료되는 시점인데다 연말 소비시즌을 앞두고 소비 이연이 발생하고, 중국의 국경절과 한국의 추석 등 아시아권 연휴가 겹치며 일시적인 경기 공백이 생기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달은 다양한 이벤트를 앞두고 있다. 미국에서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예산안·채무한도 증액 협상이 열리고, 독일 총선과 일본의 소비세 인상도 예정돼 있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와 동남아 금융위기 불안, 시리아발 리스크도 여전히 남아있는 이슈다.
그러나 박상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는 글로벌 경기 개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수급적으로도 신흥국 시장 내에서 한국 증시 선호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올해 9월은 예년과 다를 수 있다"고 판단했다.
남아있는 대외 변수 가운데 주요 쟁점은 출구전략 조기 시행 여부다. 그러나 오는 FOMC에서 양적완화 축소가 결정되더라도 파급력은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김지형 한양증권 연구원은 "양적완화 축소는 연준이 경기회복에 대한 확신 없이는 내릴 수 없는 결정"이라며 "연준은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방법(점진적)과 강도(100억달러 내외)에서 납득할 만한 수준을 제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미국과 함께 유럽경기도 빠르게 개선되고 있고 중국 경제도 안도감을 보이고 있어 국내 수출 모멘텀도 회복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시장의 전망이다.
이와 함께 국내 증시의 견고한 펀더멘털은 외국인의 차별적인 순매수를 이끌고 있다.
7월 경상수지는 18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고, 수출과 수입이 동시에 증가하며 불황형 흑자구조에서 벗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 인도와 인도네시아 등 경상수지 적자국을 중심으로 금융불안이 심화되고 있는 만큼 한국의 금융시장 안정성에 대한 신뢰가 더욱 부각되고 있는 이유다.
더불어 개성공단 남북공동위원회 구성·운영 합의서에 서명이 완료되는 등 남북 관계에 개선의 조짐이 보이면서 상대적 약세요인으로 작용했던 지정학적 불확실성도 점차 완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8월 초 이후 외국인은 인도, 대만,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증시를 순매도하는 가운데 국내 증시에서는 15억달러 이상을 순매수하며 차별적인 매매패턴을 강화하고 있다"며 "위기국면 속에서도 글로벌 투자자들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만한 여건이 뒷받침되고 있어 외국인 매수세가 추가적으로 유입될 가능성도 크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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