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노동 활동에 종사하고 있는 17세 미만 아동의 숫자가 10여년만에 3분의2로 줄었다.
하지만 여전히 1억7000여명에 가까운 아동이 학교에 가는 대신 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엔(UN) 산하기구인 국제노동기구(ILO)가 23일(현지시각)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노동활동에 참여한 5세 이상 17세 미만 아동은 모두 1억6800만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2000년 2억4600만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약 3분의1인 7800만명이 줄어든 수치다.
특히 독성 물질을 다루거나 위험한 기계를 다루는 위험작업(hazardous work)을 하는 아동의 숫자는 8500만명으로 지난 2000년 1억7100만명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아시아태평양지역의 아동노동자가 7만7000여명으로 가장 많았고, 사하라사막 이남 남아프리카가 5만9000여명, 남미지역은 1만2000여명 등으로 집계됐다.
업종별로는 농업활동에 종사하는 아동이 모두 9800만명으로 전체의 59%를 차지했다.
가이 라이더 ILO 심의관은 "노동을 하고있는 아동의 숫자가 줄었다는 것은 고무적"이라면서도 "줄어드는 속도가 너무 느리다"고 평가했다.
그는 "아동노동을 빠른 시일내에 뿌리뽑기 위해서는 전방위적으로 상당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며 "그럴만한 1억6800가지의 이유가 있다"고 강조했다.
ILO의 국제아동노동척결프로그램(IPEC)은 오는 2016년까지 농업과 광업, 건설업 등 전 산업에 걸쳐 위험작업에서 아동들을 완전히 제외시킨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사회단체나 언론 등에서 아동노동의 실상을 폭로하면서 아동노동은 그 동안 꾸준히 감소해왔다.
지난 1996년에는 라이프(Life)지가 파키스탄의 나이키 공장에서 12세의 어린이들이 축구공을 만드는데 이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폭로한 바 있다. 이후 나이키는 공개사과와 함께 더 이상 18세 미만의 아동을 고용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빈곤국가를 중심으로 아동노동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회단체와 함께 조사한 결과 여전히 많은 아동이 노동착취를 당하고 있었다"며 "캄보디아에서는 지난 5월 15세 소녀가 공장사고로 사망하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선진국의 경제가 회복해 상품수요가 늘어날 경우 아동노동이 다시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UN은 "최근은 경제성장 둔화가 어린 노동자들에 대한 수요를 억제한 측면도 있다"며 "중국 같은 곳에서는 고령화와 노동인구 감소의 영향으로 아동고용의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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