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기록원(뉴스토마토DB)
[뉴스토마토 전재욱기자]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폐기의혹을 수사한 검찰이 2일 "국가기록원에 대화록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최종 결론을 내놓았다.
국가기록원을 압수수색한 지 48일만으로 이에 따라 관련자 소환 조사 등 검찰 수사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 김광수)는 이날 "대통령기록관을 수사한 결과 회의록은 없었다"며 "노무현 전 대통령이 퇴임 후 봉하마을로 가져갔던 이지원 시스템 복제본에서 대화록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지난 8월16일부터 공안2부 소속 검사 6명 전원과 대검 포렌식요원 12명, 수사관·실무관 등을 포함해 모두 28명을 국가기록원에 보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압수수색 대상은 대통령기록물관리시스템 팜스(PAMS)와 이지원 소스코드 및 데이터 저장매체 나스(NAS), 이관용 외장하드, 서고의 이관 기록물 755만건 전체가 해당됐다.
대통령기록물은 전자기록물과 문서기록물로 나뉜다. 문서기록은 대통령기록관 서고에 이관되고, 전자기록물은 이지원 시스템에 보관·관리돼다가 이관용 외장하드를 통해서 PAMS로 옮겨진다.
참여정부는 이지원 시스템을 직접개발해 특허등록까지 마쳤으며, 이 시스템에 관한 소스코드 등 일종의 설계도 성격의 데이터를 NAS에 담아 대통령기록관의 서고에 이관했다.
검찰은 총 48일 동안 이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한 결과 "국가기록원에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결론지었다.
분석의 효율성을 높이고자 국가기록원에 투입했던 디지털포렌식센터(DFC) 소유의 디지털 자료 분석용 특수차량도 이날부로 철수된다. 국가기록원에 대한 압수수색이 종결된 것이다.
현재 검찰은 봉하이지원에서 대화록이 삭제된 흔적을 발견하고, 그 경위를 분석하고 있다.
봉하이지원은 이지원시스템을 복제·저장한 뒤 2008년 2월18일 봉하마을 사저로 유출됐다가, 대통령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문제가 제기돼 같은해 7월부터 대통령기록관에서 보관돼 왔다.
검찰 관계자는 "봉하이지원은 이지원 시스템 자체를 복사했기 때문에 (회의록)삭제 흔적 남아있는 것"이라며 "거기에서 회의록을 복원했기 때문에 그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식 이관기록이 저장된 서버에는 삭제 흔적이 남지 않는다. 그러나 봉하이지원은 이지원시스템 전체를 복사했기 때문에 삭제 흔적이 남아 있었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검찰은 "대화록이 이지원에 탑재됐지만 국가기록원 대통령기록관에 이관되기 전에 삭제됐다"며 "이는 당시 참여정부에서 아예 회의록을 이관 대상 기록물로 분류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봉하이지원에 대한 분석작업이 끝나는대로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이 대통령지정기록물로 지정되지 않은 경위를 수사하고, 참여정부 관련 인사를 소환조사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대화록은 반드시 이관해야 할 것이었고, 이관이 안됐다면 문제가 있다"며 "삭제가 됐다면 더 큰 문제"라고 밝혔다.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폐기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2일 "국가기록원에 회의록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결론지었다. 사진은 지난 8월16일 검찰이 국가기록원에 대한 압수수색을 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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