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재욱기자] 경쟁 폭력조직의 조직원을 흉기로 위협해 납치한 뒤 수 시간 동안 감금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직폭력배 일당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재판장 이범균)는 4일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집단·흉기등감금) 등 혐의로 기소된 조직폭력배 강모씨(29)와 공모씨(26)에게 징역 2년6월을 각각 선고했다. 공범 천모씨(27)와 홍모씨(23)도 징역 1년6월의 실형을 각각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수사기관에서부터 피고인들이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는 점을 종합하며 범죄사실이 모두 유죄로 판단된다"고 인정했다.
재판부는 양형이유에서 "피고인들 중 일부는 동종 폭력 범행으로 집행유예 상태에서 자숙하지 않고 범행을 저질렀다"며 "감금에 필요한 도구까지 미리 준비해 범죄를 실행에 옮겼고, 피해자에게 심한 상해를 입혔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가 탈출을 하지 않았더라면 더 큰 피해가 생겼을 수도 있고, 피고인 공씨는 칼과 유리병 등을 범행에 이용해 폭력적인 성향을 여실히 드러냈다"며 "선처할 여지는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국제PJ'파 부두목인 조모씨(54)는 상대 폭력조직 '범서방파'의 조직원인 피해자 나모씨를 납치하기로 하고 '양포파' 부두목 정모씨(47)에게 범행에 가담할 사람을 구해달라고 요청했다.
정씨는 자신이 속한 조직의 조직원인 강씨와 홍씨에게 범행에 가담할 것을 명령했고, 이들은 또다른 폭력조직원인 공씨와 천씨를 끌어들였다.
강씨 등은 사전에 약속돼 있던 장소에서 피해자 나씨를 만나 목에 회칼을 들이대 위협한 상태에서 안대와 복면을 씌우고 나이론 끈과 청테이프 피해자의 손을 묶었다.
이 과정에서 나씨가 격렬하게 저항했고, 강씨 등은 나씨를 폭력으로 제압해 쇠사슬로 손목을 묶어 차량에 태워끌고갔다.
어딘지도 모르는 장소로 끌려가던 나씨는 강씨 일행이 휴게소에 차량을 정차시킨 차에 감시가 소홀해진 틈을 타 차량 뒷문을 열고 탈출을 감행했다. 나씨는 약 6시간 동안 감금돼 폭행을 당한 탓에 갈비뼈가 부러지는 등 전치 6주의 상해를 입었다.
검찰은 강씨 등을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집단·흉기등감금)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이날 선고공판에는 동료 조직원으로 추정되는 남성 10여명이 몰려와 재판을 지켜봤다. 현재 범행을 사주한 부두목 조씨와 정씨도 같은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서울법원종합청사(사진=뉴스토마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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