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국감)헌재 특정업무경비 관리 여전히 불투명
현금지급률 70% 훨씬 넘어..지급 증빙서류 유지 안해
2013-10-18 09:54:50 2013-10-18 09:58:15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올해 초 이동흡 전 재판관의 특정업무경비 임의사용 문제로 진통을 겪은 헌법재판소가 여전히 특정업무경비 관리를 소홀히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전해철(민주당·사진)의원이 감사원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특정업무경비 10억 6487만원 중 7억 8662만원을 현금으로 사용하고 지급 증빙서류도 제대로 유지하고 있지 않았다.
 
헌재의 특정업무경비 예산액은 지난 2009년 8억3364만원에서 매년 점차 증가하여, 2013년 10억8200만원으로 2억4836만원(29.7%)이 늘었다.
 
이 중 특정업무경비의 카드집행액 비율은 2009년 14.7%에서 매년 소폭 증가해 2012년 26.2%에 달했지만 여전히 현금집행액 비율이 70%가 훨씬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정업무경비는 각 기관의 수사, 감사, 예산, 조사 등 특정업무수행에 소요되는 실 경비에 충당하기 위해 지급하는 경비로, 헌재를 비롯한 여러 기관에서 관행적으로 현금으로 지급된 데다 금액과 용도에 대한 기재 규정도 없어 사적 용도로 쓰이기 쉬워 공무원들의 '쌈짓돈'이란 지적을 받아왔다.
 
실제로 이 전 재판관은 재직 중 월 평균 400만원씩 총 3억2000만원의 특정업무경비를 받았고 이 가운데 일부를 자신의 개인통장에 넣어 사적으로 사용한 사실이 드러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로 지명됐다가 낙마했다.
 
당시 이 사건으로 공무원들의 특정업무경비 사용 문제가 전면으로 부상하자 참여연대의 공익감사의 청구를 받아들여 감사원이 감사에 나섰으며 헌재는 지난 6월 말부터 7월 초까지 감사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감사원은 “헌재의 특정업무경비 운영은 기록이 그때그때 남는 카드사용비 보다 현금지급이 훨씬 많고 그나마 현금지급에 대한 증빙서류 부착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전 의원은 또 “기획재정부가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 집행지침’을 통해 특정업무경비 집행계획 수립시 내부통제강화 등 특정업무경비의 투명성을 제고하는 방안을 강구 할 것을 전달했으나 헌재는 이를 제대로 준수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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