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그룹 IT·금융 '늘리고' 통신·숙박 '줄이고'
2013-10-23 08:52:22 2013-10-23 08:56:00
[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30대 그룹의 미래 먹거리 사업이 IT와 금융 분야로 집중되고 있다. 반면 통신·방송·숙박업 등 전통산업에서는 점차 손을 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기업경영성과 평가 사이트인 CEO스코어가 2008년 한국표준산업분류 체계 개편 이후 2012년까지 5년간 30대 그룹의 영위 업종 현황을 조사한 결과, 76개 업종 중 63개 업종에 진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30대 그룹이 전체 업종의 83%에 진출한 셈이다. 지난 2008년 54개에 비해 16.7% 늘었다. 2000년대 초 범현대가에서 분화를 완료한 현대차(005380)·현대중공업(009540)·현대백화점(069960) 등 계열 분리 대기업들과 공기업에서 민영화된 포스코(005490)·KT(030200) 등이 업종을 늘리며 종합그룹으로 변신한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30대 그룹 진출 주요 업종 현황
 
30대 그룹이 지난 5년간 가장 많이 진출한 업종은 부동산업이다. 다음으로 정보서비스업, 전기장비제조업, 사업지원서비스업, 금융업, 금융·보험 관련 서비스업 등이 뒤를 이었다.
 
30대 그룹 중 부동산업에 90개 계열사가 참여하고 있다. 지난 2008년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했다. 부동산 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매년 10개 이상의 기업들이 부동산업에 뛰어들었다.
 
이들 기업들은 대규모 투자가 수반되는 부동산 개발업을 주로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그룹의 송도랜드마크시티, 현대차그룹의 부산파이낸스센터에이엠씨, SK(003600)그룹의 리얼베스트, 롯데그룹의 롯데인천개발 등이 대표적이다.
 
정보서비스업의 경우 2008년 10개사에서 지난해 19개사로 90%나 늘었다. 삼성의 삼육오홈케어, SK의 커머스플래닛, KT의 케이티뮤직, CJ의 미디어웹 등이다. 대부분 IT와 콘텐츠를 결합한 사업들로, 규모는 크지 않지만 미래 먹거리 발굴 차원에서 시장에 진출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기장비제조업도 17개 기업이 영위하며 2008년 대비 88.9% 늘었다. 삼성의 STM, 현대차의 HL그린파워, SK의 에스케이모바일에너지, 포스코의 포스코엘이디, GS(078930)의 지에스나노텍 등 역시 규모는 작으나 신수종 사업들이다.
 
그 다음은 사업지원 서비스업으로 47개 기업이 참여, 2008년에 비해 88% 증가했다. 삼성의 휴먼티에스에스, SK서비스탑, GS리더, 롯데피에스넷, 포스코의 포스메이트 등 모기업에서 분리돼 주력 사업을 지원하는 업종이다.
 
5위와 6위를 차지한 금융업과 금융 및 보험 관련 서비스업은 각각 65% 증가했다. 투자회사, 카드사, 자산운용사, 캐피탈사, 저축은행, 리스업 등으로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사태 전 후 설립돼 최근 5년에 걸쳐 계열 편입된 곳이 대부분이다. 금융업에는 48개사가, 관련 서비스업에는 33개사가 참여하고 있다.
 
이에 반해 30대 그룹들이 정리하고 있는 사업들도 있다. 15개 이상 계열사들이 참여하고 있는 업종 중 영위업체 수가 감소하고 있는 업종은 통신업과 방송업으로 각각 11.1%, 6.3% 줄었다. 이어 숙박업, 오락서비스업, 기계 및 장비제조업도 제자리걸음이거나 한자릿수 증가에 그쳤다.
 
◇2003~2012년 30대 그룹 영위 업종수 추이
 
한우물만 파던 업종이나 계열 분리로 분화된 그룹들이 종합그룹으로 면모를 갖춰가며 다방면의 업종에 진출하기도 했다. 대우조선해양은 2008년 2개였던 그룹 영위 업종이 지난해에는 12로 증가하며 무려 500% 급증했다. 다음으로 현대중공업(3→16), 부영(2→8), 현대백화점(5→13), LS(006260)(9→23), 현대자동차(11→26), KT(7→16) 포스코(11→21) 등의 순이었다.
 
사업구조가 안정돼 있는 삼성, LG(003550), 두산(000150), 한진(002320), 대림, 영풍(000670) 등은 신규 진출 업종이 아예 없거나 10개 미만으로 변화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림과 영풍은 신규 진출 업종이 각각 10개, 14개로 조사됐다. 삼성과 신세계 역시 각각 6개, 2개 업종을 추가하는데 그쳐 업종 증가율은 각각 27.3% 28.6%로 낮았다.
 
지난해 기준으로 가장 많은 업종을 영위하고 있는 그룹은 SK와 GS로 집계됐다. 두 회사 모두 30개 업종에 진출해 있다. 업종이 많은 만큼 계열사 수도 각각 81개, 79개로 30대 그룹 중 CJ(82개) 다음으로 많다.
 
같은 기간 계열사 수 증가폭이 가장 큰 그룹은 대우조선해양으로 나타났다. 2개에서 20개로 10배나 늘었다. 이어 KT(11→54), 현대중공업(6→26), 부영(4→16) 등은 300%가 넘는 증가율을 보였다.
 
포스코(16→52)와 효성(16→48)은 200%이상, LS(17→49), 현대(7→20), 동부(22→61), 신세계(12→27), 롯데(36→77), 현대백화점(17→35), 현대차(28→57), CJ(41→82) 등도 계열사가 10년간 2배 이상 늘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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