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3분기 영업익 '반토막'..무너진 석유(종합)
화학도 주춤..윤활유·석유개발이 부진 상쇄
2013-10-25 13:48:26 2013-10-25 13:51:53
[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SK이노베이션(096770)이 3분기 세계경기 침체에 따른 정제마진 부진과 환율 약세로 직격탄을 맞았다.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반토막 수준을 기록하며 부진을 이어간 것. 직전 분기인 2분기와 비교해서도 3.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성수기 진입을 무색케 했다.
 
SK이노베이션은 25일 3분기 매출액 15조8582억원, 영업이익 3826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4.1%, 전분기 대비 5.9%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역시 각각 56.7%, 3.1% 감소했다. 이는 당초 4877억원으로 추정됐던 시장 예상치를 1050억원 가량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SK이노베이션의 영업이익 추이(출처=SK이노베이션)
 
◇주력 석유사업, 영업익 133억 불과..4개 사업부문 중 가장 저조
 
실적 악화의 주된 요인은 SK에너지와 SK인천석유화학,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이 속한 석유사업 부문의 부진으로 요약된다.
 
SK에너지는 3분기 매출액 11조4814억원, 영업이익은 133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영업이익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97%, 전분기 대비 66%나 급감했다. 석유제품 수요 부진에 따른 정제마진 약세와 환율하락 효과 등이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다.
 
문제는 난방유 성수기로 진입하는 4분기 역시 수익 개선에 대한 뚜렷한 해법이 보이지 않는다는 데 있다.
 
지난 3분기부터 연료비 보조금을 감축한 인도네시아와 디젤 수입 쿼터제를 시행 중인 중국과 동남아 시장의 수요 감소가 예상되는 상황이어서 시장 상황이 결코 녹록치만은 않다.
 
SK이노베이션은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중국의 경우 4분기에 (디젤) 수출 쿼터 물량이 남았기 때문에 동절기 수요 증가 요인에도 불구하고 정제마진 상승에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면서 "4분기 정제마진은 3분기 대비 큰 폭으로 개선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화학은 주춤..윤활유·석유개발은 실적 뒷받침
 
화학사업 부문은 전 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2% 가량 감소하며 제자리 걸음을 이어갔다.
 
SK종합화학은 이 기간 매출액 3조3231억원, 영업이익 2186억원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파라자일렌(PX) 등 일부 생산 설비의 정기보수 종료에 따른 판매물량 증대가 올레핀과 아로마틱 제품 마진 축소의 부진을 상쇄했다는 설명이다.
 
반면 윤활유사업과 석유개발사업 등은 비교적 견조한 실적을 내며 석유사업 부진을 만회하는 데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활유사업을 담당하는 SK루브리컨츠는 매출액 7404억원, 영업이익 627억원을 올렸다.
 
특히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대폭 신장하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는 평가다. 주요 제품인 고급기유(Group Ⅲ) 윤활유가 성수기를 맞아 아시아와 미국 시장 수요 증가로 가격이 상승, 마진이 개선되면서 영업이익이 전 분기 대비 무려 120% 상승했다.
 
석유개발사업은 매출액 2317억원, 영업이익 1280억원을 기록, 화학사업에 이어 가장 많은 수익을 거둬들였다.
 
회사 측은 "북미 지역의 액화천연가스(LNG) 판매 비중 증가에 따른 판매단가와 매출 환율 하락에도 불구하고, 일평균 생산량 7만2000배럴을 기록하며 견조한 실적을 뒷받침 했다"고 자평했다.
 
◇4분기 시황도 '꽁꽁'..SK인천석화 "PX 증설은 계획대로 추진"
 
SK이노베이션은 4분기 전망에 대해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정유부문의 수익성은 큰 개선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내년에는 세계경기 회복에 따라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보이나 중국과 중동 지역의 신증설 영향으로 개선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외 시장의 불안정한 환경에 따라 4분기 역시 경기 상황을 낙관할 수 없지만 본원적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주력해 경영 성과를 높여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SK이노베이션은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현재 인천 서구 주민들과 갈등을 빚고 있는 SK인천석유화학 증설을 예정대로 추진할 의사를 내비쳤다.
 
SK이노베이션은 "SK인천석유화학의 PX 신규 증설은 내년 2분기 중에 기계적 완공이 이뤄지고, 하반기에 정상 가동될 것"이라며 "지금 약간의 이슈(지역사회와의 갈등)가 있지만, 증설과 마케팅 활동은 정상적으로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또 SK인천석유화학은 현재 본격적인 매출이 발생하고 있지 않아, 내년 실적부터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분리해서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 실적(출처=SK이노베이션)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