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효정기자] 현재 밴(VAN)사와 카드사 간에 결정되는 밴수수료를 밴사와 가맹점이 직접 협상하는 방안이 추진될 전망이다.
VAN시장에서 발생하는 리베이트 등 문제점의 근본적인 원인이 밴 서비스 제공하는 주체와 수수료를 지급 주체가 불일치하는 현 시장구조에 있다는 판단에서 나온 결과다.
하지만 당사자인 밴사들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어 밴수수료 개편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28일 한국개발연구원(KDI)는 기자 간담회를 열고 밴수수료 체계 개편에 대한 최종안을 발표했다.
가맹점이 낮은 수수료를 제시하는 밴사를 결정하는 자율경쟁 시스템으로 바꿔야 한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가맹점은 밴사와 협상한 수수료를 가맹점수수료에 포함해 지불하는 방식이다. 지난 7월 KDI가 발표한 기본방향과 동일하다.
신 체계가 도입되면 리베이트가 소멸돼 현행 건당 평균 113원으로 추정되는 밴수수료가 83원으로 30원 이상 하락할 것이란 게 KDI의 설명이다.
감소되는 30원은 현재 밴사가 가맹점에 지급하고 있는 리베이트다. 현재 제공받는 리베이트 만큼 밴수수료가 하락한다는 의미다. 결국 밴수수료 30원 인하로 가맹점이 가맹점수수료 인하효과를 체감하기 어려운 셈이다.
강동수 KDI 금융경제연구부장은 "감소되는 밴수수료 30원으로 가맹점수수료 인하에는 영향이 없다"며 "신 체계가 도입되면 30원 이상 밴수수료가 내려갈 것으로 예상돼 가맹점수수료 인하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신 체계가 시행되면 밴사 간 경쟁력이 낮을 것으로 예상되는 영세·소액다건 가맹점의 수수료는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수수료 인상이 예상되는 가맹점은 평균결제금액이 5500원 이하인 영세가맹점(1만1000개 추산)과 평균결제금액이 3100원 이하인 소액다건 가맹점(184개 추산)이다.
KDI는 이들에 대한 수수료 인상 억제방안으로 ▲각각 1.5%, 2.7% 밴수수료 상한 적용 ▲현행과 같이 각각 1.5%, 2.7% 가맹점수수료율 적용 등을 내놨다.
밴수수료 상한을 적용할 경우 발생하는 밴사 손실은 카드사가 부담하는 10억원 이내의 보조금으로 보전한다는 계획이다.
KDI가 내놓은 개편안에 밴 업계의 반발이 여전해 신 체계의 도입에 난항이 예상된다.
박성원 한국신용카드밴협회 사무국장은 "카드사가 자신의 업무 대행으로 인해 부담해야 하는 비용을 가맹점에 전가하는 것"이라며 "결과적으로는 시장원리상 대형가맹점에게는 유리하고 중소영세가맹점은 불리할 수밖에 없는 구조로 고착화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신 체계가 시행된다해도 밴수수료는 시장의 원리에 따라 두 민간 사업자인 가맹점과 밴사간에 자율적으로 정할 문제이지 제 3자가 상한을 정하며 나서는 것은 자유시장질서를 어지럽히는 행위"라며 "현재 카드사와 묵시적으로 하고 있는 모든 협업에 대해 카드사로 비용을 청구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