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유럽 부채 위기감이 완화되면서 유럽 금융시장에 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빠르게 유입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즈(FT)는 2년 전 유럽 금융시장을 무더기로 빠져나갔던 미국 투자자들이 최근 유로존 경기 호조에 힘입어 귀환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실제로 톰슨로이터 자료에 따르면 미국 투자자들이 보유한 유럽 주식수는 지난 6월 이후 3개월간 10% 증가했다.
이는 자산가치로 따지면 40% 급증한 330억유로 규모다.
범유럽지수인 유로퍼스트 300지수는 올해 들어 18%나 올랐다. 특히, 프랑스 투자은행 나티스시와 이탈리아 은행 인테사 상파울로는 각각 86%, 26%씩 상승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 펀드업체 티 로우 프라이스, 도이치자산운용 미국지부, 워들 앤드 리드는 모두 유로존 대형 은행에 배팅한 미국 회사들이다.
영국 정부가 로이즈뱅킹그룹의 지분을 매각할 때도 미국 펀드가 로이즈 지분의 사 분의 일 이상을 챙겨갔다.
트로이 가예스키 스카이브리지캐피탈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2009~2010년까지 미국 은행주에만 집중하던 미국인들이 최근 유럽에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유럽 금융 분야가 취약하다는 주장에는 약간 과장된 면이 있다"며 "자연적으로 경제 회복기에는 수익이 늘어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유로존 경제는 지난 2분기 0.3%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18개월 연속 경치침체를 종료하고 3분기 들어 0.1% 성장하면서 두 분기 연이어 회복세를 이어갔다.
전문가들은 내년에 출범하는 유로존 은행연합 또한 유럽 금융권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는 데 공헌했다고 분석하면서 은행과 더불어 일반 기업에 대한 투자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디디에 발레 소시에떼 제너랄 회장은 "유로존으로의 자금 유입 덕분에 올 들어 유럽 내 전반적인 거래규모가 커졌다"며 "3분기에도 막대한 자금이 유입되는 중"이라고 언급했다.
쟝-로랑 보나페 BNP 파리바 최고경영자(CEO)는 "유럽 은행을 총괄하는 은행감독 체계가 도입되면 유로존이 '완만한 경기침체(mild recession)'에서 벗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유럽 금융시장이 실물경제 회복세를 앞서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마크 크리스토퍼 라브와 헥사베스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유럽 은행에 대한 투자는 여전히 주의를 필요로 한다"며 "신용대출 수요가 여전히 낮고 경제 기초환경 또한 좋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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